요세미티 숲길을 걸어…
요세미티는 엄청난 위용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택한 진입로인 Tioga Pass 도로는 11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는 길이 폐쇄된다고 한다. 눈 때문이란다. 엄청난 위용으로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Tioga Peak의 높이는 고도 11,526ft(3513m)이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는 차창 밖 풍경을 보면서, 운전대 옆으로는 시선이 가지 않았다. 오금 저리는 절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해발 9945ft(3031m)지점에 이르러서야 공원 입장권을 구입하는 입구가 나왔다.
Porcupine Flat 지점에 이르러 우리는 숲길을 걷기로 했다.
동네 언덕길 아니면 고작 펜실베니아 Pocono 산(2,133 ft ,650 m) 정도, 그것도 길어야 1마일 정도 걸어본 경험이 전무인 우리들에게 조금은 과감한 도전이었다. 기억컨데 설악산을 마지막으로 오른 이후 산행은 처음이니, 약 35년 만의 일이다.
우리는 왕복 8.8마일(약 14km) 거리를 걷기로 하고 떠났다.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그것은 평균고도 8000ft(2440m)라는 고지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나이와 평소 소홀했던 운동 탓이었다.
우리는 왕복 4.4마일(약 7km) 거리인 Indian Rock을 오가는 것으로 급히 계획을 수정하였다. 그 수정은 아주 적절하였다.
숲길을 걸으며 나는 그즈음 가슴 깊은 곳을 짓눌러 딱히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주던 내 쓰잘데 없는 걱정거리들을 버릴 수 있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와 천둥번개는 하산길 도로 곳곳에 낙석을 깔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