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 포로기 2

(당신의 천국 – 쉰 두번 째 이야기) 

야훼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 야훼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으로서 말한다. 나는 유다 사람들을 이 곳에서 바빌론 땅으로 포로가 되어 끌려 가게 하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이 좋은 무화과처럼 잘 돌보아 주리라.   – 중략 –   그러나 유다 왕 시드키야와 그의 고관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살아 남은 자들 가운데 국내에 남아 있는 자나 에집트로 망명한 자는 썩어서 먹지 못할 무화과같이 만들겠다. 나 야훼가 선언한다. – 예레미야 24 : 4 – 8 

그 날 부지의 아들 에제키엘 사제가 바빌론의 그발강 가에서 야훼의 말씀을 받았다. 거기에서 그는 야훼의 손에 잡혔던 것이다.   그 순간 북쪽에서 폭풍이 불어 오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름이 막 밀려 오는데 번갯불이 번쩍이어 사방이 환해졌다. 그 한가운데에는 불이 있고 그 속에서 놋쇠 같은 것이 빛났다.  또 그 한가운데는 짐승 모양이면서 사람의 모습을 갖춘 것이 넷 있었는데     각각 얼굴이 넷이요 날개도 넷이었다. – 에스겔 1 : 3 – 6 

허황한 환상이나 보고 속임수로 점이나 치면서 야훼의 말을 사칭하는 것들이다. 내가 보내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지껄이고는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들이다.   너희가 허황한 환상을 보고 속임수로 점을 치면서 야훼의 말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 에스겔 13 : 6 – 7 

에스겔은 기원전 597년 유다왕 여호야긴이 바벨론에 포로가 되어 잡혀 갔을 때 함께 끌려갔습니다. 이른바 제 일차 바벨론 포로 사건 때의 일입니다. 이 때의 일을  열왕기하 24장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전 시민과 고관들과 군인 일만 명, 그리고 은장이들과 대장장이들을 사로잡아 가고 가난한 지방민만 남겨 두었다.” 

그 포로 가운데 한 사람이 에스겔이었고 그는 사제였습니다. 바벨론으로 잡혀간 지 다섯 째 되던 해에 그는 환상속에서 야훼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 환상속에서 본 이야기로 에스겔서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환상을 본 장소는 바벨론 그발 강가에서였습니다. 

에스겔이 예언을 시작하던 때는 아직 예루살렘에 유다의 마지막왕인 시드기야가 왕국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던 시절입니다. 총 48장으로 이루어진 에스겔서의 전반부 반인 1장에서 24장까지의 이야기는 예루살렘이 곧 망할 것이라는 예언들입니다. 그리고 그 예언은 그로부터 약 5년 후 현실이 됩니다. 

우리들이 이미 이야기했던 예레미야는 그가 본  무화과 나무  환상을 통해 유다왕국의 멸망 이후 그 맥을 이어나갈 집단은 바벨론 포로로 간 사람들이라는 예언을 했습니다.(예레미냐 24장) 유대 땅에 남아있는 유대인들도 아니고, 이집트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유대인들도 아니고 오직 바벨론으로 포로가 되어 간 이들이 결국은 유대의 정통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에스겔은 그런 예언의 결과를 확인시켜 주는 사람입니다. 

에스겔은  사제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의식 및 제례 전통에 대해서라면 통달한 사람이었습니다. 에스겔이 제사 및 예배의 정통성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각종 전해오는 예법에 따라 올려야만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 그가 그의 동족들과 함께 바벨론 그발강가 유대민 포로 정착지에서 산지 오년 째 되던 해 그가 환상을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스겔서를 처음 읽는 분이시거나, 제대로 읽어 본 경험없이 교회 다니면서 설교를 통해 들어 본 것 만으로 에스겔에 대한 어떤 선입관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 또는 어떤 환상이나 몽환적 신비야말로 믿음의 증거인 양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에스겔은  아주 낯설거나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비단 에스겔뿐만 아니라 이제 이어질 다니엘, 요한계시록을 위시하여 성서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환상, 계시, 꿈 등의 이야기에서도 똑같이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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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서 일장을 보면 그가 환상에서 본, 하늘을 날아다니고 사방 어느 곳으로나 자유자재로 제 맘 먹은 대로 다닐 수 있는 병거 곧 수레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스겔은 그 병거에서 야훼 하나님의 영광을 봅니다. 그리고 그 야훼 하나님의 영광된 모습이 병거가 움직이듯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유대 민족이 겪게 될 일들에 대해 예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환상, 상징, 계시 등등의 언어는 우리들이 하나님 나라를 누리고 만나는데 아주 소중한 도구가 되는 동시에 걸려 넘어질 장애이기도 합니다. 

아주 우스꽝스러운 예를 두가지 들겠겠습니다. 

첫째는  지금으로부터 약 2,600여년 전에 에스겔이 본 병거의 환상(에스겔서 1장에 나오는) 은 오늘날 비행접시를 미리 예언한 것이라는 또라이(乭아이), 왈 미친 놈들의 이야기가 이 문명의 21세기에도 떠돈다는 것이고요. 

둘째는 그런 돌아이들이 수천년래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종종 즐겨 드는 예 가운데 하나랍니다. 중세기 기독교 사제들 가운데에는 평생을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이나 앉을 수 있을까”라는 화두(話頭) 또는 신앙적 질문(?)을 풀려고 애쓰다 간 사람들도 있답니다. 

두 가지 예가 말해주는 것이 있지요. 바로 돌아이는 자신이 돌아이인 줄은 절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이런 돌아이같은 일들은 오늘도 매 주일 교회에서  또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돌아이들에게 에스겔이 해답을 준답니다. “그건 다 네 탓이다”라고요. (에스겔서 18장의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아무튼 환상을 보고 예언한 것은 당시 에스겔 뿐만이 아니라 제법 많은 이들이 있었다고 에스겔은 전하고 있답니다. 

“ 허황한 환상이나 보고 속임수로 점이나 치면서 야훼의 말을 사칭하는 것들이다. 내가 보내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지껄이고는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들이다.  너희가 허황한 환상을 보고 속임수로 점을 치면서 야훼의 말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주 야훼가 말한다. 너희는 터무니없는 환상을 보고 허무맹랑한 말을 하였다. 내가 기필코 너희를 치리라. 주 야훼가 하는 말이다.   허황한 환상이나 보고 속임수로 점이나 치는 예언자라는 것들을 이 손으로 치리라. 내 백성의 모임에 들이지도 않고 이스라엘 족속의 명단에서도 빼어 이스라엘 땅에 들어 가지도 못하게 하리라.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 야훼임을 알리라.   그 예언자라는 것들은 무엇 하나 잘 되는 것이 없는데도 잘만 되어 간다고 하며 나의 백성을 비뚤게 이끌었다. 그래서 백성이 담을 쌓으면, 그 위에 회나 바르는 것들이다.”  – 에스겔 3 : 6 – 7 

허황된 환상을 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허황된 환상을 보았다고 말하는 이들을 야훼 하나님 이름을 파는 사기꾼들이라고 단언하는 것입니다. 

에스겔을 비롯한 성서의 인물들이 본 환상, 또는 계시, 꿈이 참 된 것들이냐 아니면 가짜거나 허황된 사기이냐를 가름하는 판단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에스겔의 잣대입니다. 

“’주 야훼가 말한다. 저주받아라, 너희 사람 팔목에  토시를 만들어 끼우고 키 큰 사람 키 작은 사람에게  너울을 씌워 사람들의 목숨을 노리는 것들아!  너희가 내 백성의 목숨을 노리면서 너희의 목숨은 부지할 듯싶으냐?   너희는 내 백성이 보는 데서 보리 몇 줌과 빵 몇 조각을 받고 나를 욕되게 하였다. 거짓말에나 귀가 솔깃해 하는 나의 백성을 속여,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을 죽이고 죽여야 할 자를 살려 두었다.” 

비단 성서에 나오는 환상이나 계시들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나 오늘날에도 있을 수 있는 환상이나 계시의 옳고 그름의 잣대를 바로 세우는 열쇠입니다. 

바로 사람을 신이신 야훼(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게 바라보는 눈으로 본 환상이나 계시이냐는 것입니다. 

사람을 신앞에서 동등한 사람답게 바라보는 환상이나 계시만이 참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에스겔이 본 환상 이야기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