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중간사 2

(당신의 천국  -예순 일곱번 째 이야기)

성서의 외경 또는 제2경전으로 부르는 책들을 빼놓고, 현재 대부분의 개신교에서 정경으로 받아 드리고 있는 구약의 마지막책 말라기와 예수 그리스도의 신약시대까지를 일컬어 신구약 중간시대라는 말을 합니다. 연대로 따져보면 대략 기원전 430년경부터 예수 탄생시기까지를 말합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대의 변화를 바로 보려면 바벨론 포로 귀환기(기원전 538년)부터 예수 탄생까지의 시기를 보아야합니다. 

유다의 역사로 보자면 이 시기를 크게 세 시대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식민지시대(페르시아, 그리스)와 유다왕국시대, 그리고 로마의 식민지 시대로 말입니다. 

인류사 또는 세계사로 본다면 이 시기 곧 기원전 2,500년에서 예수 탄생 시기 까지 약 오백년은 그 이후로 부터 오늘날까지 약 이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람들을 지배해 온 큰 생각들 곧 사상과 종교가 탄생한 시기입니다. 

유대교가 오늘날의 유대교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 이 때부터이고,  싯다르타 고타마 또는 고타마 붓다라고  불리우던 석가모니(釋迦牟尼)가 불교를 탄생시킨 것도 이 무렵(기원전 500년- 600년 경)이거니와 유교의 시조(始祖)인 공자(孔子기원전 551년 – 기원전 479년)가 살았던 때도 바로 이무렵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들이 찾아가는 하나님 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헬레니즘의 대명사이기도 한 소크라테스(기원전 470년 경 – 기원전 399년)가 놀던 때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먼저 용어 설명을 드립니다. 희랍, 헬라 , 그리스는 다 똑같은 이름입니다. 희랍(希臘)은 중국인들이 그리스의 발음을 제 나라식으로 적은 것이고요.  영어권에서 South Korea로 부르는 나라 대한민국의 정식 명칭은 Republic of Korea이고, North Korea로 부르는 나라의 정식 명칭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듯이 그리스(Greece)라고 불리우는 나라의 정식 명칭은Hellenic Republic이랍니다. 그리스어인Hellas라는 말은 반도라는 뜻이랍니다. 한반도처럼 반도(半島)라는 말입니다. 한자어’희랍(希臘)’은 바로 Hellas를 중국어로 발음한 것이랍니다. 

헬라, 희랍, 그리스 다 똑같은 말이라는 것이고요. 그리스 정신과 문화를 일컬어 헬레니즘Hellenism이라고 하고요,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다인들의 정신과 문화를 히브리즘 또는 헤브라이즘 hebraism이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서양의 생각과 사상, 철학, 종교를 따져보면 이 두가지 기둥이 서로 엉기거나 분리되어 이루어진 것이라고들 하지요. 

그 두 개의 정신이 만나는 때가 바로 이 신구약 중간시대라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변화와 성문서(시편, 잠언 등)들이 이루어진 배경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와 바울의 시대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아주 간략한 당시의 유다역사를 정리하고 넘어가야만 하겠습니다. 

페르시아시대의 유다는 페르시아가 내세운 유다인 총독이 정치, 군사적 권력을 관할하고, 유다인 대제사장 및 제사장 그리고 레위 그룹들이 제사 권한 곧 종교적 권력을 쥔 체제를 유지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체제가 왕정시대(다윗, 솔로몬과 남왕국 유다시대)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야훼 하나님을 섬기는 종교체제에서 그랬다는 말입니다.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성전체제 관리자들이 페르시아 제국의 정치 군사적 체제에 순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터입니다. 

그런데 이 시대에 이미 유다인 디아스포라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디아스포라란 민들레 씨앗처럼 마구 퍼트려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요. 자의든 타의든 자기가 살던 고향땅을 떠나 살게 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집트를 비롯한 이웃 외국 땅으로 떠나가서 정착한 유다인촌들이 생겨난 시대라는 것입니다. 

유다 예루살렘의 성전을 중심으로 뭉친 유다인들과 디아스포라가 되어 외국에서 정착촌을 이룬 유다인들 사이에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 만들어진 시대입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 야훼 하나님 신앙으로 뭉친 예루살렘 중심 정신과 “그 날이 오면”이라는 종말론적 정신입니다. 

이런 유다 정신 곧 헤브라이즘 또는 히브리즘을 상승시키면서 대립하는 헬레니즘이 서로 만나게 된답니다. 

기원전 333년에 시리아 북쪽에 위치한 잇소스라는 곳에서 페르시아의 황제 다리오 3세와 그리스의 떠오른 별 알렉산더가 제국의 패권을 놓고 일대 격전을 벌렸습니다. 알렉산더의 완승으로 끝난 이 싸움으로 이른바 헬레니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히, 정말 간단히 먼저 히브리즘과 헬레니즘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히브리즘은 이제껏 우리들이 유다인들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확인한  “오직 하나님만(Mono-Yahwism)”이라는 정신과 신앙아래 생긴 것이랍니다. 신은 오직 하나이고, 신이 선택한 민족도 하나이고, 세계의 중심은 바로 그 신에게 있고하는 신앙입니다. 

그런데 헬레니즘은 세계의 모든 것은 다 품는다는 정신이 우선한 것이지요. 더 쉽게 말씀드리면 좋은 게 다 좋은 것이랍니다. 제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라면 말이지요. 

또한 히브리즘은 신 중심 그것도 오직 하나 뿐인 신 중심적인 세상과 감성과 영적인 세상을 이야기하지만 헬레니즘은 인간중심, 사람중심, 이성과 지성 중심의 세상을 말하고 있답니다. 

이 두 개의 큰 생각이 만나게 되는데,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는 한국말을 하는 기독교인들 가운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가지 생각을 선과 악으로 판단하고 서로 대립하는 것으로 생각하고들 있거니와 그렇게 가르치는 교계 지도자들이나 목사 또는 지도층 평신도들이 있답니다. 이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거니와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에 훼방을 놓는 일이랍니다. 

신구약 중간시대에 서로 만나는 히브리즘과 헬레니즘의 만남은 야훼 하나님의 일터를 보다 넓게 바라보는 지혜를 얻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예비하는 세상 변화를 알아챌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이 시대 빠른 역사 이야기 한번 더 해야 마쳐질 것 같고요. 

이쯤 한번 깊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답니다. “예수, 예수”하는 사람들, “교회, 교회”하는 사람들 정말 많지요. 

크게 무리를 나누어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지금 지구 어느 땅에 살더라도 나이에 상관없이 한국말을 제일 언어로 사용하면서 한국말로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드러내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예수를 믿는다거나, 교회를 다니는 신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답니다. 바로 크게 한무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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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엄청나게 다른 것 같을 때가 있답니다. 개신교, 카톨릭에서 부터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등에서 또 그 안에서의 계파로 나뉘이고, 나아가 보수니 진보니, 자유주의니 다원주의니 정통이니 운운들 하지만 크게보면 다 똑같은 한 무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히브리즘, 헬레니즘, 불교, 유교, 선교 등 오늘 우리들이 선택한 믿음과 조상대대로 이어 온 알 수없는 종교적 인자들이 하나가 된 똑 같은 무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작정 “믿습니다”의 믿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선포가 오늘의 나에게 참된 신앙”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 골 아프지만 역사 이야기를 짚고 넘어 가야한다는 말씀이랍니다.

 

내일 잇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