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터로 나가던 길에서 본 낯선 모습이었다. 내 세탁소로 진입하는 사거리 한쪽 귀퉁이에 있는 도서관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뭐지?’하는 생각은 잠시였다. 오늘은 선거날 이고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은 투표소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이십 년 동안 내가 투표하러 갈 때면 언제나 투표장 종사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기억밖에 없는 내게 이런 풍경은 정말 생소했다.
내가 사는 곳과 가게 동네가 달라 그렇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침 나절에 집 앞 투표장으로 투표하러 갔던 아내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돌아 왔단다.
우편투표를 할까하는 생각이 아주 없진 않았지만 워낙 한가했던 투표장 모습에 익숙했던 탓에 그냥 선거 당일 바로 집 앞에 있는 투표장으로 가야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예년과는 좀 다른 모양이었다.
내가 집 앞 투표장을 찾은 것은 오후 두시 쯤, 그냥 여느 때와 전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 투표장 안내원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너른 투표장 안에 투표하러 온 이는 나 말고 딱 두 사람 뿐이었다.
저녁 나절 투표장을 다시 찾았던 아내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단다.
이번 선거에 대한 뉴스들과 이런 저런 주장과 견해들은 다 훑어 볼 수 없을 만큼 쏟아지고 있다. 다 저마다 제 시간과 시각에 맞추어 내어 놓는 것들이다.
그저 바라기는 뜻 없는 것들에 애먼 목숨 거는 일들일 랑은 없었으면 …
내년 봄을 준비하며 처음 심어보는 가을구근들에 대해 공부하다.
내일은 모처럼 날이 좋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