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떠나기가 아주 서러운 모양이다. 연 이틀 이어진 빗줄기가 그칠 듯 하더니만 아직 흘릴 눈물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가을과 함께 떠날 채비에 바쁜 나무들은 제 옷 벗어 땅들을 노랑과 빨강으로 물들여 놓는다.
가게가 한가하여 이른 시간에 보일러를 끄다가 가게 뒷문 사이로 떠나기 서러운 가을을 보았다.
고개 끄덕이며 혼자 소리로 중얼거려 본 말, ‘그래 삶이다’.
처남 아이들 덕에 성경을 펼쳐 곱씹어 보는 저녁이다. 에고 버리지 못하는 내 못된 말본새라니… 아이들이라니… 쯔쯔… 이젠 모두 환갑 줄인 처남들인 것을.
아내는 물론이거니와 두 처남 모두 독특한 재능들을 타고났다. 막내 처남이 기타 치며 혼자 4중창으로 부르는 찬송을 큰 처남이 자신의 페북에 올려 놓았다. 함께 영상을 보던 아내가 한 말, ‘하여간 얘들은 재밌고 참 이상해!’. 나는 차마 입으로는 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셋 다 독특한데…’
그렇게 읽고 또 읽어 본 성서 시편 136편이다.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라는 찬양시는 떠나기 서러운 가을에게도 유효할 게다.
무릇 삶이 하늘과 이웃에 닿아 있는 한.
처남들에게 고마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