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주일아침

Daylight savings time  해제로 간밤에 시간이 바뀌자 아침시간이 사뭇 길어졌습니다. 주일아침 습관으로 일어나 성서 한쪽 읽고, 뉴스 검색 좀 하다가 집안을 서성거려도 아내를 깨우기는 아직 이른 시간입니다. 밖은 이미 훤하지만 행여 모처럼 되찾은 한시간을 잠속에서 즐기려는 아내가 깰까봐 조심스레 집을 나섭니다. 평소처럼 왼쪽으로 꺽어 동네 한바퀴를 돌까하다가 오른쪽으로 꺽어 동네 밖으로 나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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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앞에 작은 개천이 있습니다. White Clay Creek입니다. 봄이면 동네 낚시꾼들이 꼬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민물 송어를 낚기위해서지요. 봄 낚시철이면 주정부에서 낚시꾼들을 위해 송어를 방사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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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실개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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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Halloween day였음을 알려주는 장식을 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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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한 집과 이웃집 뒤뜰을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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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후에 이 동네에 새로운 마을들이 들어서기 전에 있었던 옛 집입니다. 지붕에는 파란 이끼가 가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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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집 앞마당에 놓인 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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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앞에 선 고목에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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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개인소유이므로 여기서 사냥, 낚시, 덫 놓는 일 , 무단침입을 금한다는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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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길입니다. 동네 관광용 기차가 다닙니다. 이 동네에서 근 이십년 살면서 실제 기차를 본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아내는 아이들과 몇번 기차를 타본 적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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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가지를 관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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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너머 하얀 건물들은 버섯공장입니다. 녹색팻말은 동네 야구장 안내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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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ckessin 시의 구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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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당이 하나 있습니다. 아마 이 동네에서 제일 작은 교회당일겝니다. 동네에 있는 한인교회와 중국인교회에 비한다하여도 규모가 1/10, 1/20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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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ppey 교회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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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연혁입니다. African – American 교회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흑인교회지요. 미국내African – American 교회형성 과정과 Chippey 교회당의 연혁이 새겨져 있습니다. 현재 이 교회당 건물은 1972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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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당 옆에 쇠락한 건물이 몇 년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때 동네 마을회관(community center)으로 쓰였던 곳입니다. 한인회에서 몇차례 노인잔치할 때 빌려 쓰기도 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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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개천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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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독립기념일이면 불꽃놀이 축포를 쏘아 올리는 옛 체육공원입니다. 야구장과 football(미식축구)장이 있는 곳입니다. 보이는 축구꼴대 뒤로 크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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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새로생긴 축구(soccer)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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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규격 축구장 네곳이 붙어있습니다. 최근 미국 기호 스포츠로 급부상한 축구열기를 느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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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외길 다리입니다. 이쪽 차 한대 가면 저쪽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외길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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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다리 아래 개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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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 핀 빨간 열매를 보며 옛날 앵두나 까마중 생각을 해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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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라도 있는 집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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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땐 입술 까맣게 까마중  따먹던 어린애였는데 어느새 손주 생각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주일아침이라고 부르던 시간인데….

주일아침, 두편의 시(詩)

뜰에 가을이 밀려든 주일아침입니다.

이 아침도 제 삶이나 세상 소식들은 그저 일상의 연속입니다. 딱히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아침에 느끼는 허전함 말입니다.

그렇게 손에 든 옛 시집을 넘기다가 눈에 꽂힌 시 두편입니다.

차마 버리지 못하는 제 믿음을 확인하며, 일상에 대한 감사를 되찾습니다.

팽목항

풀잎이 하나님에게

–       허형만

우리의 연약함을 보시고

우리의 이파리를 꺾이지 않게 하시며

당신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지키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태풍이 몰아쳐도 뿌리 뽑히지 않게 하시고

들불이 번져 와도 타지 않게 하소서

비록 어둠 속에서도 두 눈 크게 뜨게 하시며

나팔을 높이 불어 쓰러진 동족을 일으키소서

우리의 햇살을 전과 같이 함께하게 하시고

우리의 새들도 처음처럼 돌려보내주소서

짓밟는 자에게 생명의 귀함을 일깨워주시고

낫질하는 자의 낫은 녹슬게 하소서

야훼, 우리 하나님

우리의 땅은 더욱 기름지게 하시고

우리의 영혼은 버러지로부터 보호해주시고

우리의 뿌리는 더욱 깊이 뻗게 하시며

우리의 하늘은 더욱 푸르르게 하소서.

 

 

–       이탄

돌멩이처럼 굴러 있는 그런 것들의

틈에서 사는 평범한 하루

아침이 왔다 가고 저녁이 왔다 가고

더러는 왔다 갔는지 모르게 가고

아직 한번도

내가 부른 아침, 내가 부른 저녁은 없었지만, 이제 아침이나 저녁은 가족 같은 걸.

 

연기가 새어나오는 틈으로 새어나가듯

틈에서 사는 하루

그래도 보이는 하늘은 넓다.

늘 푸르다.

 

돌멩이처럼 사라져 간들

깨끗한 귀 깨끗한 눈으로

틈을 메우며 살려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