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 기적 – 2

<하나님나라 – 구원의 확신으로 성서 읽은 법> – 29 

요한이 예수께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 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읍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말리지 말아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하여 너희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의 상을 받을 것이다.” – 마가복음 9 : 38 – 41 

완전한 환상가(visionary)와 신비가(mystic)는 자신과 같은 환상가에게만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의 영향은 곧 전해진다. 실천적 지혜의 사람은 이 세상일에만 민첩하며, 단지 머리에만 영향을 미칠 뿐 가슴에는 닿지 않는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는 가슴 깊은 곳에서 회오리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면, 결코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없다. 

신비적 신앙에 실천적 분별력이 동반될 때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결과가 뒤따른다. 나사렛 예수가 그의 추종자들에게 , 또한 그 추종자들을 통해 그 다음세대들에게 끼친 영향이 바로 이런 성격의 것이었다.  – 죠셉 클라우스너(Joseph Klausner)의 나사렛 예수(Jesus of Nazareth)에서 

예수의 첫 사역으로 기적을 베풀자 떠돈 소문이 “미쳤다”는 것이었고, 그 소문에 놀라 예수를 찾으러 온  그의 가족들을 향해 “누가 내 가족(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고 되물었던 예수의 모습을 그린 마가복음의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마가복음 3: 31 – 35) 

가족에 대한 예수의 혁명적인 발언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과격해집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하셨다. – 누가복음 9 : 59 – 60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누가복음 14 : 26” 

비단 유대인들의 전통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직도 우리들 실생활과 생각을 깊게 지배하고 있는 유교적 전통에서 보자면 거의 인간말종 수준의 선언인 것입니다. 

딱 예수의 말이였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고 ‘아멘’으로 받을 일이 아니라 한번 생각해 보시라는 말씀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나 당신 주변의 사람 누군가가, 아니면 당신이 참으로 신실한 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아무개가 만일 제 부모가 죽었는데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하나님 나라 소식을 전한다고  종로거리에 나가 “예수 천당”을 외치고 있다면 그 사람을 제정신 가진 사람으로 생각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니면 예수의 제자가 되겠다며 가족들을 심히 미워해서 전혀 돌보지않고, 자신마저 학대한다면 그게 어디 사람으로서 할 일이겠습니까? 

가족에 대한 예수의 선포는 그야말로 가족에 대한 일반적 생각을 깨부수는 혁명적 선언이자 가히 급진적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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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꼼꼼히 다시 예수의 선포를 들여다보면 예수가 그의 선포를 통해 방점을 찍은 가족의 의미는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정의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가족의 범위를 끝없이 넓혀 확대한 것입니다. 

예수가 말한 가족은 핏줄 곧 혈연관계로 얽힌 관계가 아닌 그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로 영역을 확대한 것입니다. 

먼저 예수가 찾아나섰던 갈릴리 마을의 살았던 사람들, 문둥병자를 비롯한 환자, 눈 멀고 귀먼 장애인들, 여자, 어린이, 사마리아인, 심지어 원수들 까지 예수의 가족이자 하나님 나라 백성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라 당시 로마인, 헤롯일가, 제사장들, 레위인, 바리새파, 사두개파, 에세네파를 비롯하여 부자와 권력자들까지 예수의 가족일수 있고 하나님 나라 백성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저는 예수의 이러한 가족에 대한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예수는 비록 급진적, 혁명적 언사와 선언으로 가족을 정의했지만 그는 누구나 모두가 가족이 될 수 있는 열린 가능성을 열어 놓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의 모습을 가장 적확하게 드러낸  말씀이 바로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는 마가의  기록입니다. 

예수가 말씀하신 가족에 대한 선언을 바로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폭넓고 깊이있게 하나님 나라를 만나고 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인 셈입니다. 또한 사랑의 범위를 넓히는 일인 동시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수의 가르침은 비단 신앙적인 판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른바 진보운동을 한다는 사람들, 한반도의 통일을 갈망하는 사람들, 한반도 남과 북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 살던 한민족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면 반드시 곱씹어야할 예수의 가르침이랍니다. 

제 아무리 생각이 급진적이고, 제 잘난 구석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는 포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예수가 행했던 기적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믿고 구원을 받는 전제가 바로 예수가 선포한 가족의 뜻을 바로 이해하는 일이랍니다. 그리고 그 기적을 제대로 받아드리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