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제 말을 잘 들어주는(?) 아내가 몇 년 동안 제가 노래를 불러도 들은 체도 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내가 35년째 하고 있는 주말학교 델라웨어 한국학교 선생입니다.
‘이젠 그만 마쇼! 오래 했잖아! 이젠 젊은 사람들이 해야지!’하는 내 말은 족히 오 년은 이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아내는 그야말로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델라웨어 한국학교 종업식이 있었던 날입니다. 종업식 겸 학예회를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이런 저런 행사 영상을 보여주며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그저 좋아 보입니다.
이젠 전에 가르치던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되어 데리고 오는 아이들과, K-pop과 K-drama에 빠진 비한국계 성인 학생들에게 한국말과 한국무용을 가르칩니다.
오늘 학생들에게 받은 한아름 꽃다발을 화병에 꽂은 후 좋아라 하며 사진을 찍으라고 명령(?)하는 아내를 보며, 교육성과나 아내의 나이는 따질 필요 없이….
그냥 할 수 있는 날까지 제 말은 듣지 않은 게 좋을 듯 하답니다.
(학예회 한 장면과 한 학생의 가족소개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