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기적 4

<하나님나라 – 구원의 확신으로 성서 읽는 법> – 31 

제자들은 마침 역풍을 만나 배를 젖느라고 몹시 애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는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 쪽으로 오시다가 그들 곁을 지나쳐 가시려고 하였다. 그것은 새벽 네시쯤이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그를 보고 모두 겁에 질렸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하시며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제자들은 너무나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 마가복음 6 : 48 -51 

어떤 보도를 실제로 일어난 일로 믿는다고 해서 역사적인 진실이 될 수도 없다.예를 들어 죠지 워싱톤이 실제로 은화 1달러를 포토맥 강 너머로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이 이야기를 믿는 쪽을 택하겠다.  하지만 이런 나의 믿음은 실제로 그가 그랬는가,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없었는가의 묹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예수가 실제로 이런 일들을 했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질문도 그와 같다. 그가 그렇게 했다고 믿는 것은 실제로 그가 그렇게 했는가의 여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역사적인 질문을 신념이나 믿음으로 풀 수는 없다. 간단히 말해 예수의 귀신축출행위나 치유행위를 제외한 권세있는 다른 행동들은 “역사적 미결 보도”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비록 예수전기의 일부분인 이 이야기들이 불확실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예수에 대한 교회의 이야기 일부분으로서 이런 이야기들이 지닌 의미는 명확하다. 그 시대의 연관성을 가지고 비유적 표현들을 풍부하게 사용한 이야기들은 초대교회가 경험한 살아계신 그리스도께서 –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여전히 – 하나님의 능력을 가지고 성도들을 위험과 악에서 구하시며 광야에서 먹여 주시고 죽움에서 생명을 가져다 주시는 분임을 확실하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 마커스 보그(Marcus J. Borg)의 ‘예수 새로보기(Jesus! A New Vision)’에서(김기석 번역)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낳은 예수 이야기, 예수가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홀연히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마태 3:16)” 내려 앉으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 :17)”라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 물 위를 걸었다는 이야기, 갑자기 모습이 변하여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마침내 예수가 부활해서 엠마오로 가는 두제자와 함께 길을 걷는 이야기 등을 읽거나 듣는 당신의 느낌은 어떤 것인지요? 

예수를 중심으로 일어났거나 행해졌던 기적 이야기들은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답니다. 첫째는 병을 고쳐주고 귀신을 쫓아내 주는 기적들입니다. 곧 치유의 기적 유형입니다. 두번 째는 풍랑이 일어 사나운 바다를 잔잔케 한다거나 베테랑 어부들도 빈 손일 정도로 조황이 안좋은 환경에서 그물이 찢어지도록 고기를 낚게 했다는 이야기, 오천명을 먹인 이야기 등 초자연적인 기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제가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든 여러 예들처럼 하나님 곧 신이 나타나는 기적입니다. 신의 현현(顯現) 기적 유형입니다. 영어로는Epiphany라고 하는 신의 현현은 신이 직접 나타나 사람들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나타나는 현상을 발합니다. Incarnation(화신化身)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예수 그 자체가 신의 현현이라는 말할 때 이 말을 사용하곤 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꼭 알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습니다.

incarnation

아바타라는 유명한 영화가 있었지요. 흥행기록을 세운 3D 영화로 유명한 영화 말입니다. 바로 그 아바타(Avatar)라는 말이 힌두교에서 쓰는 아바타라(Avatāra)의 영어식 표현인데요, 그 뜻이 신의 화신(神의 化身, incarnation of God)이랍니다. 신이 사람세계에 드러난 모습을 아바타라고 한다는 말이지요. 

힌두교에서는  사람들이  진리를 잊고  악과 부정(不正)에 빠져있을 때,  진리를 가르쳐 악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원하고 정의를 회복하는 일을 하기 위해 신(브라만)의 대리자로서 아바타가 나타난다고 한답니다. 

그런데 이런 신의 화신은 불교에서도 나타난답니다. 이른바 불교의 삼신설(三身說)이 그것입니다. 삼신이란 첫째  법신(法身)  둘째 보신(報身)  셋째가 바로 화신(化身)인데, 화신이란  진리를  이미 깨달은 붓다가  일반 사람(중생) 모습으로 나타나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일을 하는 모습을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의 현현 곧 신이 나타나는 기적은 딱히 예수에게만 나타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비단 예를 든 고등종교 뿐만이 아니라 원시종교에서도 신의 현현 기적 이야기들은 넘쳐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신이 나타나는 기적을 인정하고 믿되, 거기 매몰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적 이야기를 하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랍니다. 

이런 신 현현 기적에 대한 믿음을 신앙의 전제로 삼는 믿음만으로는 참다운 예수의 모습, 그리스도의 모습 마침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만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이런 기적에 대한 믿음은 신앙의 전제가 아니라 신앙의 깊은 곳에 이르렀을 때 저절로 거저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런 뜻에서 제가 기적이야기를 하면서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하는 것은 바로 첫번 째 기적 유형인 치유기적에 대한 것이랍니다. 

자! 예수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세 가지 기적의 유형들 가운데 두번째,  세번째인 초자연적인 기적과 신의 현현 기적이야기는 이 정도로 접고 치유 기적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