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up to 10″ snow due, prepare to stay home Thursday” – 이 시각 현재 제가 사는 동네 신문 온라인판 헤드를 장식하고 있는 기사의 제목이랍니다. 오늘 밤부터 내일 온종일 10인치(약 25센티) 정도의 눈이 내리니 집안에 콕 박혀 있을 준비들 하라는 것이지요.
춘삼월이라는데 제가 사는 곳은 겨울이 극성이랍니다. 엊그제 월요일에는 얼음비가 내려 두시간 늦게 일터로 나갔고, 어제는 또 다시 얼음비에 두 시간 일찍 집으로 돌아왔었는데, 내일은 집에서 온종일 쉬여야 할 것 같답니다. 아내는 올겨울 마지막 휴일(?)이라며 폭설소식을 즐기는 듯 합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날씨에 상관없이 가게문은 늘 열었건만 나이 탓인지 운전하기 좀 불편하거나 불안하면 문을 닫거나 시간조정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답니다.
아무리 10인치 눈이 내려도 내일이면 경칩인데 쌓인 눈속에는 이미 봄이 함께 할 것입니다.
열흘전 팽목항을 출발하여 삼배일보를 하며 느린 걸음으로 서울 광화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 이호진씨와 그의 딸 아름씨는 아직도 진도에서 그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고 오마이뉴스가 전하고 있습니다.
10인치 내린다는 눈속에 이미 봄이 함께 하듯이, 이호진씨 부녀가 걷고있는 고난의 순례길속에 이미 그의 기도가 이루워진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기도랍니다.
“(우리부녀가)국민들을 향해 하는 절이자, 기도이니 국민 여러분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고, 희생자 304명을 품어줬으면 한다”
이호진씨는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무릇 종교의 여러가지 기능 가운데 중요한 기능 하나를 들자면 보상(報償, compensation)기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녀의 순례길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셔서 그들의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빌어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