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Good Friday를 하루 앞둔 날, 대한민국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삭발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에 대한 소식을 듣고 보았습니다.
뻔뻔스러움에 교활함까지 더한 모든 분야의 권력과 금력 앞에서,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삭발뿐이었던 이들의 눈물은 그저 아픔일 뿐입니다.
기독교력으로 Good Friday는 예수가 못박혀 죽은 날입니다. 그리고 사흘 후, 예수는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셨다는 믿음은 기독교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신앙고백입니다.
삭발은 불교의식일 뿐만 아니라 한때 카톨릭 사제들에게 이어져온 의식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한인들에게 완전히 잊혀진 풍습이기는 하지만, 오랜 유교적 전통속에서 살아온 우리네 조상들에게 삭발은 곧 불효(不孝)인 동시에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행위였습니다. 바로 살아있되 죽음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선택할 수 있는 행위였습니다.
다만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가 되는 길을 택하면 삭발이 용인된 것이고, 이 때의 삭발이란 이제까지 괴로움이 넘쳐났던 사바세계의 자신을 죽이고, 이제는더 이상 괴로움이 없는 세계에서 괴로움이 없는 자기를 만나러 가기 위한 마지막 의식이었습니다.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도대체 한인이라는 공동체의 인자는 무엇일까?”,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그것도 대부분이 10대였던 아이들을, 사상최대의 구조작전을 편다는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인채 생수장을 시켜놓고, 일년이 다되도록 도대체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었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그 벽앞에서 삭발을 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사진을 보며 읊조려보는 기도입니다.
<그들의 삭발이 뻔뻔스러움에 교활함까지 더한 권력과 금력의 탐욕을 죽이고 끊는 일의 시작이기를.
그들의 삭발이 죽은듯이 사회적으로 매장된 것 같지만, 결국 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시작이기를.
그들의 삭발이 그들이 잃은 사랑하는 이들을 부활케하는 신앙고백이 되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삭발을 되새기고 기억하는 우리 이웃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