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에 결석증으로 크게 고생한 적이 있다. 허리를 가르는 듯한 통증을 견디다 못해 응급 환자로 병원을 찾았었다. 요 며칠 사이 그 당시와 엇비슷한 증상이 몸을 괴롭힌다. 아무래도 내일엔 의사를 만나야 할 것 같다.

아침 나절 한바탕 폭우가 지나가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후에 숲길을 걸었다. 내 가게 오랜 단골이자 벗인 Charlie가 소개해 준 공원 길이다.

지난 주간에 또 한 차례 다리 수술을 받은 Charlie가 십 여년 전 까지  그의 아내와 함께 즐겨 걸었다는 길이다. 그가 이 산책길에 대한 장황한 설명 끝에 덧붙인 말이다. You might like it.

그 길을 걷는 동안에도 통증은 멎지않고 오갔지만 그 길이 내게 준 위안은 매우 크다.

늦은 저녁 노자(老子)의 한마디가 낮에 길에서 얻은 위안을 크게 더하다.

“내게 큰 병(걱정)이 있음은 내게 몸이 있기 때문이다. 몸이 없다면 어찌 병(걱정)이 있으리요.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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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의 위로

뉴스 보기가 겁납니다. 뻔뻔스러움이 도를 넘었습니다. 빤한 거짓말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제 자랑으로 늘어 놓습니다.

백주 대낮에 거짓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도 눈 하나 깜작하지 않습니다. 해 떨어지기 전에 이미 거짓을 진실로 바꿀 수 있는, 아니 거짓임을 밝혀낸 이들을 사회를 어지롭히는 불순분자로 낙인 찍기까지 할 수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위력은 실제로 발휘되곤 합니다.

답답함으로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이나 넘겨봅니다.

노자

도덕경 제 3장 위무위(爲無爲)편 마지막 문장입니다.

“위무위 즉무불치(爲無爲 則無不治)” – “무위로써 (정치를)하면 다스리지 못할 것이 없다”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무위(無爲)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억지로 하거나 꾸며대는 것을 말합니다. 즉 꾸미지 말고(속이지 말고, 거짓으로 하지 않고 정치를 하면) 다스리는 일(정치)가 잘못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무위’ – 곧 (백성을) 속이거나, (백성을 향해) 꾸미거나 거짓말 하는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치란 그렇게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정치란 사람이 하는 일임으로 100% 그렇게 할 수는 없을 터이니, 위무위(爲無爲)라는 말 속에는 설혹 ‘속이거나, 꾸미거나, 거짓말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무위한 것처럼 하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속이되 속이지 않은 것처럼은 하라는 말입니다. 바로 최악의 경우에라도 부끄러움을 잃어서는 아니된다는 경고입니다.

노자가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제반 분야의 이른바 지도층들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부끄러움을 잃고 뻔뻔함이 당연시되는 사회는 결국 혼란을 맞게되고 망하거나 쇠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때론 옛사람들이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