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오늘 델라웨어 주지사는 지난 13개월 이래 가장 완화된 COVID-19 제한 규정을 발표하였다. 펜데믹 이후 바뀐 주민들의 생활들이 그 이전에 누리던 일상으로 많이 돌아갈 수 있을 만한 내용들이다.

오는 5월 21일 부터 적용될 변경 사항들로는 우선 6피트 거리두기 규정이 3피트로 줄고,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지만, 야외에서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단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식당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과 교회 모임에 있어 3피트 거리 두기 요건만 충족된다면 최대한 수용 가능하단다.

이는 백신 접종율이 늘어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줄어들며, 날씨가 따듯해 지는 등 여러 조건들이 규정을 완화해도 좋을 만큼 나아졌기 때문이란다.

반가운 일이다.

어제 내 세탁소에 동네 보건소 직원들이 찾아와 포스터 한 장 가게에 부착해 달라며 두고 갔다. 내용인즉 동네 보건소에서 백신 접종을 하니 누구라도 예약없이 찾아와 맞을 수 있다는 홍보물이었다.

한달 사이에 참 많이 바뀌었다. 달포 전 내가 백신을 맞을 때만 하여도 신청을 하고, 수시로 확인을 하고 기다리고 하였는데, 이젠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접종을 받게 되었다. 이달 말 까지는 집단 면역이 이루어지는 전 주민 접종률 70%를 달성할 수도 있으리라는 전망 기사도 보았다.

그래도 아직은 좀 이르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따른다. 여전히 인구 백만명에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현격히 줄었다고 한다.

제한된 일상을 제자리로 돌려 놓는 일처럼 좋은 일은 없다.

내 아이들과 가족들이 한 상에 둘러 앉아 본 지도 꽤 오래 되었다. 서두르지는 않을 일이지만 아이들을 위한 상을 준비하다. 아이들 상에 올릴 이제 막 자라는 푸성귀들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참 좋다.

이런 날은 반갑지 않은 손님인 딱다구리에게도 너그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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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口號)에

내가 사는 델라웨어 주는 몇 개의 별칭을 갖고 있다. ‘The First State’, ‘Diamond State’ 또는 ‘Small Wonder’ 등이다. 최초 13개 주들이 미국헌법에 서명을 할 때 델라웨어 대표가 제일 먼저 서명을 했다 해서 생긴 것이 ‘The First State’이고, 토마스 제퍼슨이 미국 동해안의 전략적 요충지가 바로 델라웨어라고 했다는 전설에 따라 전해온 말이 ‘Diamond State’이다. ‘Small Wonder’는 한 때 델라웨어 주가 슬러건으로 사용했던 것인데 미국에서 두 번 째로 작은 주이지만 살 만한 곳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충청북도 면적과 엇비슷하니 정말 작은 곳이다. 내 집에서 5분 거리면 펜실베니아 주경계를 넘고, 15분이면 뉴저지에 닿는다. 내 가게에서 5분이면 또 메릴랜드로 이어진다.

그리고 또 다른 별칭 하나가 ‘Dela Where?’이다.미국인들도 델라웨어라고 하면 어딘지 잘 모르거니와  ‘아니 그런 주가 다 있어?’ 할 정도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는 뜻에서 생긴 말일게다. 그게 또 이 곳의 홍보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런 델라웨어주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뉴스의 생산지가 된 며칠 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때문이다.

이 곳 신문은 “첫 번 째 주에서 첫 번 째 대통령이 나오다”라는 제목의 들뜬 기사를 비롯하여 전 세계 유수한 신문들이 일면 머리기사로 장식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한국신문은 소개하지 되지 않아 좀 아쉬웠다. 최근 몇 년간 한국 관련뉴스를 종종 비중있게 다룬 것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다. 한국이라는 국가 위상 보다 한국언론은 아직 거기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참 다행이다. 바이든이 당선 되어서가 아니라,  생각보다 빨리 큰 혼란이 없을 정도로 제법 격차를 이루고 드러난 선거 결과 때문에 해보는 말이다.  선거 후 두 후보자들이 내세운 구호들로 하여 자칫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현재로선 판세가 완전히 기울어 조금은 차분히 선거 후유증을 가라앉힐 가능성이 열려 다행이다.

만일 Count Every Vote와 Stop the Count 라는 구호가 엇비슷한 힘으로 맞붙어 오랜 시간을 끌었다면 그 혼란은 가히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걱정을 덜어 정말 다행이다.

가만 돌아보니 셀 수 없이 많은 구호의 시대를 살아왔다. 시대의 권력자들이 만든 구호들이거나 때론 군중들이 만든 구호들도 있었다. 멀리는 ‘반공통일’에서 부터  ‘때려잡자 김일성’, 독재 타도’, ‘선진 조국’ 가까이는 ‘United we stand’, ‘Occupy Wall Street’, ‘Yes we can’,  ‘America great again’ 등등.

구호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고 그 구호 아래 사람살이는 때론 진보하고 많은 경우 그 시대의 혹독한 시련이 되기도 한다.

편 갈음, 증오, 혐오의 언어보다 치유, 화해, 공감 등등의 언어를 내세운 바이든의 연설은 때에 맞는 듯하여 듣기 좋았다.

허나 트럼프라는 캐릭터와 그가 내세운 구호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살며 듣기 좋은 구호만 앞세우는 축들에게 등돌렸던 이들이었을게다.

문제는 누가 내세우는 구호이던 그 구호에 담긴 속내를 곱씹어 꿰뚫어 저항하거나 박수치는 시민들이 주인 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하는 것일 게다.

이명박근혜 시대를 겪으며 한국사회가 진일보 했듯, 트럼프시대를 지낸 미국사회도 여러모로 진일보 하는 시대를 맞기를 바란다. 내 아이들을 위하여.

화창한 가을날, 한껏 부지런 떨며 하루해를 바삐 보내다.

일주일치 아침 양식 빵도 굽고, 내년 봄을 맞이할 준비로 튜립, 수선화, 아이리스, 무스카리, 히아신스 등 구근을 심고, 배추 절여 김치를 담그다.

김장 끝나면 어머니는 맛난 배추찜을 상에 올리곤 하셨다.

살며 이런 저런 흉내는 즐기지만 제대로 하는 것 하나 없는 내가 어머니에 이르면 벽이다. 그래도 그 덕에 흉내라도 낼 수 있다는 감사에 배추찜 하나로 아내와 넉넉한 저녁상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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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보는 이에 따라 제 주제 모르고 오지랖 넓게 나선 짓일지도 모릅니다. 어제 있었던 일이랍니다.

제가 이 곳에 산지도 서른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곳 이름을 아는 한국인들이 많지만, 미국인들 가운데서도 낯설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작은 주(州)입니다. 크기로 따져 The State of Rhode Island and Providence Plantations이라는 긴 정식 이름과 달리 가장 작은 주인 로드 아일랜드주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 째로 작은 주입니다. 델라웨어 주(State of Delaware)입니다. “첫 번째 주(First State)”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까닭은 미국 독립 당시 13개 주 가운데 미국 헌법을 가장 먼저 승인하고 서명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 전체 면적이 6,452 km² 이니 한국의 충청북도(7,431.50 km²)보다도 작답니다. 주 전체 인구라야 백만명에 채 미치지 못하고요. 이 곳에 사는 한인 인구수도 정부 인구조사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겨우 이천을 넘는 숫자랍니다.

다 저마다 살기 나름이겠지만 큰 욕심없이 살려는 사람들에겐 한적하니 살기 좋은 동네랍니다.뭐 숨넘어 갈 듯 바쁜 일도 별로 없거니와 이웃들과 부딛히며 살 일도 딱히 없는 곳이랍니다. 주일에 한인교회를 나간다거나 동네 유일한 한인 마켓에 들른다거나하는 일이 없다면 한인들끼리 마주칠 일도 거의 없는 동네이지요.

이런 동네에서 어제 서른 명 가량의 한인들이 모여 세월호 다큐멘타리 영화인 <업사이드 다운>을 함께 보고, 세월호 참사와 지난 2년 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답니다.

물론 모인 동네 분들에겐 낯선 주제였답니다. 평소 관심이 없었거나, 오랜 옛일로 기억하거나, 이미 다 정리된 먼 나라 이야기 쯤으로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참석한 이들 가운데 또 다른 한 축은 필라세사모(세월호를 기억하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의 모임) 활동을 함께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 쪽은 묻고 한 쪽은 답하는 그런 분위기의 모임이었지요.

한국내에서 일어난 일과 관련된 행사라고는 좀체 없었던 시골 동네에서 가진 모임이라 참석하셨던 동네분들에게 그저 감사함을 드린답니다. 황금같은 주일 오후시간에 먼 나들이 해주셨던 필라세사모 식구들에게도 넘치는 감사를 드리고요.

비록 보는 이에 따라 제 주제 모르고 오지랖 넓게 나선 짓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는 때론 주제 모르고 오지랖 넓게 나서는 놈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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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과 중산층

월요일이지만 아침을 느긋하게 맞습니다. 늦잠의 여유도 누려봅니다. 노동절(Labor Day)아침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 주제에 누리는 혜택이야 전혀 없지만, 월요일 아침을 여유롭게 맞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감사랍니다.

커피 한잔과 함께 훑어본 뉴스에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있답니다. 저희 동네 신문인 The News Journal에 실린 소상인 전문 리포터Scott Goss 의 “델라웨어주 노동조합원 숫자 줄다”라는 기사입니다.

지난해 델라웨어주 고용노동자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노동조합 가입자인데, 이 수치는 지난 25년 이래 최저치이고 10% 미만으로 떨어진 첫번째 사례랍니다. 전체 수치로보면 델라웨어주내에는 38,000명에 조금 못미치는 조합원 숫자인데 이 역시 1989년이래 최저수치랍니다.

오늘 오후에 윌밍턴 시내에서 벌어질 노동절기념 퍼레이드를 이끌 노동조합 리더인Samuel E. Lathem이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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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노동조합이 필요한) 블루칼라의 정의는 새롭게 내려져야한다. 주지사를 비롯한 정치행정관료들은 그들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하지만, 그 일자리들의 대부분은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의 저임금 서비스업에 치중되어있고, 그 일자리들은 불만족스럽고 블안정한 것들이다.”

Samuel E. Lathem의 말은 노동조합을 이끌었던 전통적 개념의 일자리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비단 델라웨어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 전국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 전체 노동조합 가입자 비율은 11.1%로 최고 정점을 찍었던 1950년대의 30%와 그리고 20%대를 유지했던 1980년대에 비하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한때 건강한 미국의 중추 역할을 했던 중산층들은 바로 노동조합을 이끌었던 생산직 노동자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임금을 바탕으로  일일 8시간 노동, 주말휴무, 아동노동법, 최저임금제, 고용 의료보험 등 이루어내며 오늘에 이르렀지만, 지금의 변화는 노동조합이 할 일들이 축소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종사하는 일자리들에서 전통적인 노동조합이 할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록 현재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이즈음 젊은 세대들은 이전 세대들이 오늘날의 노동조건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쟁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젊은이들은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착취, 그들이 공정한 임금을 누리지 못하는 현상, 그들이 만드는 노동의 가치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푸념하지만 이즈음 젊은 세대들에게는 공염불일 뿐라는 점입니다.

실제 델라웨어주내 노동 일자리의 변화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90년 이래 지난 25년 사이에 자동차 생산라인과  Dupont회사의 나이론 제조업체 생산라인의 약 1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델라웨어 주 전체 인구가 100만이 안된다는 점에 미루어 보면 이 수치는 엄청난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노동조합들이 침체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공무원노조, 교원노조 등 공공노조들의 조직력과 확장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답니다.

그 까닭을 설명하는 대학교수의 말이 재밌습니다. “자동차업 같은 노동집약적인 산업들은 보따리 싸서 타주나 다른 국가로 이동하면 되지만, 주정부나 학교 등은 이주 불가능하기 때문에….”

철밥통을 위한 결속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랍니다.

이 기사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대목은New Castle County Executive(뉴캐슬 군청장) Tom Gordon의 말입니다.

“노동조합이 미국의 중산층을 형성했지만, 더 이상 미국의 중산층은 없다. The union built the middle class in the country, but that middle class doesn’t exist anymore.”

바로 이 지점에서 갖는 질문 하나랍니다.

모든 정치인들은 “중산층을 위하여!”라고 말한다는…

동성애자들에게는 천국이 없다?

제가 사는 곳에서 남쪽으로 약 90마일 떨어진 곳에  Rehoboth Beach라는 델라웨어주에서는 유명한 해변 도시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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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 All Saints Episcopal Church라는 성공회 교회당이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서 일어난 일이 오늘 뉴스화 되었답니다.

사건인즉은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 세워둔 차량들에 혐오 광고물들이 꽂혀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예배 참석자들의 차량에 꽂아놓은 세쪽 짜리 광고물은 이런 제목으로 시작되었답니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천국은 없다.( No heaven for homos)”라고 말입니다.

이 사건 수사에 나선 경찰의 공식적인 입장은 혐오범죄는 아니고 불법 부착 광고물 유포 혐의로 벌금형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교회 입장은 이것과 판이합니다.

이 교회 교구목사인 Max J. Wolf목사는 “비록 경찰이 그렇게 이야기할지라도, 이러한 행위는 우리 교인들을 향한 명백한 혐오 범죄이고 매우 심각한 일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된 까닭은 이 성공회당은 레스비안,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모두에게 신은 평등하다며 교회문을 활짝열었기 때문이랍니다.

솔직히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 레스비안,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라고 하면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따금 제 가게 손님들 가운데 노골적으로 그런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분들도 있고, 그렇게 보이는 분들도 더러 있답니다.

그네들을 바라보는 제 시각은 “참 다르다.”, “왜 저렇게 되었을까?”하는 것일 뿐 그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더더우기나 성서적인 신이 그들을 차별한다는 발상은 제도화된 교회의 자기방어적 차원에서 비롯된 것일 뿐입니다.

제가 아직은 무교회주의자가 아니라 교회를 존중하는 예수쟁이로 남아있는 까닭은 All Saints Episcopal Church같은 교회가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들– 몸부착 카메라 장착

올들어 Ferguson, Missouri, Baltimore 등지에서 일어난 사건들 때문에 전국 각지의 경찰관들이 곤욕을 치루고 있지요. 비무장인 사람들을 향해 경찰관들이 과잉대응을 했다는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제가 사는 델라웨어주 New Castle County (군,郡) 경찰들이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를 장착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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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Castle County Police Chief (뉴캐슬 군 경찰청장)인  Elmer M. Setting은 지난 주부터 시험적으로 8명의 경찰관들이 이런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를 달고 임무 수행을 했다고 발표했답니다.

또한 Gordon군청장은 “이 카메라들은 경찰관들이 임무수행하는데 있어 그 임무수행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투명성을 더해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대당 $1,000이  소요되는 이런 카메라는 전군(郡)은 물론 주(州)내 모든 시(市)와 주(州) 전체 경찰관들에게 확대하여 지급될 것이라고 합니다.

경찰관들에 대한 자기검열성 짙은 이런 카메라 부착 시행에 관한 뉴스에 달린 댓글들은 긍정과 부정적 시각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어쨋거나 위임받은 권력 행사는 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진일보가 아닐까합니다.

델라웨어 사람들을 위한 에모지(이모티콘)

제가 사는 델라웨어 지방 소식지인 News Journal에 재미있는 기사가 있어 소개드립니다.
B9317996251Z.1_20150709151305_000_GM0BA7K6M.1-0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나 이메일에 ‘이모티콘(emoticon)’ 대신 얼굴 표정이나 사물을 단순화한 아이콘인 ‘에모지'(emoji)라는 것이 있지요.

델라웨어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에모지를 만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하는 물음과 함께 글쓴이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들을 소개하는 기사랍니다.

델라웨어라는 지역 특성 및 지역 사람들의 특질을 잘 나타내는 상징을 꼽아보자는 것이지요.

글쓴이가 델라웨어 사람들에게 필요한 에모지로 꼽은 내용들이랍니다.

  1. old bayOld Bay – 빨강 파랑 노랑색을 주조로 한 양념통에 담긴 양념 이름입니다. Delmarva(델라웨어, 매릴랜드, 버지니아)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이지요. 주로 해산물(게, 새우 등등) 요리에 사용한답니다. 제 여름 보양식인 게찜에 많이 들어가는 양념입니다.

biden2. Joe Biden – 델라웨어가 낳은 인물이지요. 현 미국 부통령입니다.

 

lifeguard3. Lifeguard – 바다가 감싸고 있는 지역 특성과 여름철을 감안해 꼽은 듯. 물놀이에 필수적인 안전요원과 안전을 강조한 것이지요.

shopping bag4. Sopping bag – 델라웨어주는 판매세가 없는 곳이랍니다. 그래 tax-free shopping을 강조한 것이지요.

seagal5. Seagull – 역시 바다로 쌓인 특성상 흔히 볼 수 있는 꼽은 갈매기입니다. 제 가게가 있는 쇼핑센터도 종종 갈매기 떼들이 몰려와 주차지역을 덮곤 한답니다.

scrapple-header-ll6. Scrapple – 델라웨어 사람들의 흔한 아침메뉴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크래플은 잘게 썬 돼지고기, 야채, 옥수수 가루로 만든 튀김 요리랍니다. 냉동 식품으로 판답니다. 물론 저는 안 먹지요. 차라리 콩나물 넣은 라면을 먹지요.

imagesC7SXMPX87. Marijuana leaf – 델라웨어가 마리화나 애용자들에게는 천국이 될 듯합니다. 약용으로  쓰는 것은 물론이고, 오는 12월부터는 개인당 1온스의 마리화나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게 합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귀 솔깃 하신 분 있으려나?

bluehen8. Blue Hen – 델라웨어주의 상징 동물이자  University of Delaware 스포츠 팀들의 상징이랍니다.  Go! Blue Hen! 아주 흔한 스티커랍니다

capture-20150709-1739209. States – 워낙 주의 크기가 작다보니 조금만 달리면 이웃한 펜실바니아, 뉴저지, 메릴랜드가 된답니다.  때론 미국인들도 모르는 주이기도 하답니다 델라웨어를 크게해서 알리는 에모지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horsecrabs10. Horseshoe crabs – 이거 되게 징그러운데 델라웨어 해변가에 널려있답니다. 자그마치  기원이450 million years ago(4억 5천만 년 전)으로 올라가는 바다생물이랍니다.

우리동네 뉴스

오늘 제가 사는 동네 사람들의 최고 관심 뉴스는Beau Biden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올해 46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Beau는 현 미국 부통령 Joe Biden의 장남이자 델라웨어주Attorney General(주 법무장관)이었으며, 내년도 선거에서 유력한 주지사 후보였습니다.

어제 오늘 지역 방송이나 신문에는 Biden 일가에 대한 뉴스가 넘쳐났답니다.biden

장례 행사를 치룬 Saint Anthony of Padua Church는 Wilmington시 downtown내 Little Italy라고 불리우는 이태리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곳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오늘 제 가게 손님 한분에게서 들은 이야기랍니다.

이 양반은 은퇴한 대학교수랍니다.

Saint Anthony of Padua Church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랍니다. 그 교회는 이번 주일(6월 7일)부터 일주간 동안 치루어지는Italian Festival 준비로 보통 분주한 게 아니었답니다. 교회 부속건물과 뜰에는 행사 준비로 각종 좌판들과 전시 및 판매용품들로 그득차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례식을 위해서 그 모든 준비물들을 치워야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쪽 구석으로 다 미뤄 놓았는데 바로 전날 보안요원들이 현장 답사 및 준비를 하며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모든 물품들을 장례시장에서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신나서 제게 전해준 손님은 걸음걸이도 시원치않은 노인이시랍니다. 그렇게 다 치운 물건들을 내일 오후에는 또 다시 다 정리해서 페스티벌 준비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내내 싫지 않은 표정이었답니다.

그리고 그가 한 마지막 말입니다.

“아까운 젊은 친구 먼저 간 길 배웅하는데 이 정도야….”

불사춘(不似春)

capture-20150319-215048내일은 The first day of Spring 곧 춘분(春分)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곳에는 내일 종일 눈이 내린다는 예보랍니다. 말처럼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닌 시절(春來不似春)’이랍니다.

제가 사는곳은 미국내 유명한 도시들 가운데 먼저 꼽을 수 있는 뉴욕과 워싱톤 사이 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워싱톤과 뉴욕을 오고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그래 두개의 큰 도시를 오고가는 이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방문하시는 이들 가운데 두 도시를 오가는 일정에서 어쩌다 이곳에서 쉬어가는 계획이 잡혀서 만나게 되는 분들도 있답니다.

“대한청년평화사절단”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의 단체에 속한 이들이 이번 주말 저희 동네를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받았답니다.

저는 이름만 듣고서는 대한민국에 있는 어느 보수단체 또는 종교단체인줄로 알았답니다. 이즈음 “대한”, “청년”, “평화”, “자유”, “사절단” 등의 이름들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단체들이 즐겨 쓰고 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대한민국에 살면서 자신들과 부모, 자식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평화가 유지되어야만 하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모인 이들의 단체 이름이었습니다.

그냥 수십년 동안 주어진 환경이 그저 당연한 것이려니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이 살고 있는 터전이 일촉즉발의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건 아니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답니다.

이른바 탈북자들이 뿌리는 대북 선전 전단으로 삶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녀린 외침의 주인공들이랍니다.

해방 70년, 분단 70년이면 이제 봄이 될 때도 되었건만 한반도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