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Difference) – 새 부족(部族) 1

(당신의 천국 – 열 두번 째 이야기) 

야훼의 종 모세가 죽은 다음이었다. 야훼께서 눈의 아들이자 모세의 부관인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내 종 모세가 죽었다. 그러나 너는 이제 이 모든 백성을 거느리고 떠나 이 요르단강을 건너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는 땅으로 들어 가거라. 너희 발바닥이 닿기만 하면 어디든지 그 곳을 모세에게 약속한 대로 내가 너희에게 주리라. (여호수아 1: 1-3, 공동번역)  

이제 모세 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뒤로 하고 여호수아와 사사기(판관기)를 중심으로 한 주간 동안 이야기를 이어가려 합니다. 광야 시대를 접고 야훼 신이 탈출 무리들인 히브리족들에게 주마고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사십 년 광야 생활을 끝내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한 달에서 한달반 사이면 충분히 들어 갈 수 있었던 가나안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십 년이 걸렸습니다. 삼십 년 한 세대보다 더한 세월이 흐른 것입니다. 여호수아를 제외하고 모세를 비롯한 탈출 1세대들은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시간이 흐른 것입니다. 

성서는 카데스 땅에서 있었던 히브리족들의 야훼 하나님에 대한 불신 때문에 그리 되었다는 고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민수기 20장, 신명기 1장을 읽어 보시길) 

그리고 이제 여호수아를 대장으로 한 무리들이 여리고성을 시작으로 가나안을 정복해 나가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성서 여호수아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정복한 땅을 부족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한마디 여담을 드립니다. 얼마 전 제 가게 손님과 아내가 나눈 대화입니다. 

아내 : 많이 피곤해 보여요.

손님 : 어제 밤에 잠이 안 와서 혼났다구. 거의 잠을 못잔 거 같애. 그래서인지 아주 피곤해.

아내 : 아, 그럴 땐 저는 성경을 읽으면 그냥 잠이 오던데요.

손님 : 아이고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해지. 다음엔 나도 꼭 그래야겠네요.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읽기에 좀 졸린 부분들이 있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에 이르면 흥미진진이랍니다.  마치 삼국지를 보는 것 처럼 땅따먹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삼국지

삼국지 이야기 좀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삼국지 몇 번이나 읽어 보셨는지요?  제가 어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 번 이상 읽었던 책들을 꼽자면 성서, 삼국지, 수학 1의 정석 등이 생각난답니다. 

그런데 이 세가지 중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었다는 말은 100% 거짓말이랍니다. 제가 삼국지를 네 다섯번 읽은 것은 사실이랍니다. 그런데 진짜 제가 읽은 것은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라는 소설책일 뿐 삼국지(三國志)라는 역사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적은 전혀 없답니다. 

역사서 삼국지는 중국 서진 나라의 진수라는 이가 쓴 서기 184년의 후한 시대부터 280년 진나라 사마염이 천하를 통일하는 96년 동안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위서(魏書) 30권, 촉서(蜀書) 15권, 오서(吳書) 20, 이렇게 총 65권으로 된 책이랍니다. 

특히 삼국지 위서(魏書) 마지막 책인 “오환선비동이전(烏丸鮮卑東夷傳)”에 부여, 고구려 등의 한반도 나라들의 기록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당연히 이 역사서 삼국지의 주인공은 위나라이고, 위나라를 세운 조조가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갔으니까요. 

거기에 비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한참 뒤인 1522년 명나라 때 나관중이라는 소설가가 쓴 소설이랍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당연히 유비와 제갈 공명이지요. 

삼국지연의는 소설이니까 당연히 역사적으로 있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람들이 많이 나온답니다. 그런데 저만해도 역사책 삼국지는 한 번도 다 읽어 보지 못했지만 삼국지연의는 몇 번이나 읽었던 고로 제 머리 속에 실제 상황인 것처럼 남아있는 사실은 소설 속 이야기들인 셈입니다. 

이제 우리들이 돌아가 보는 히브리 족의 가나안 땅 정복 이야기도 마찬가지랍니다. 

실제적 사실과 고백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 일이란 실제적 사실과 고백이 반드시 똑 같을 수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더더우기 신앙의 세계, 믿음의 세계에서는 실제적 사실과 고백의 차이를 따지는 일은 실로 무의미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히브리족의 가나안 땅 정착과 그들이 왕을 세워서 나라를 세우기까지의 모습을 돌아보는 여호수아와 사사(판관)기의 이야기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수아서 읽으며 마치 야훼 하나님의 약속처럼 여호수아가 앞장 선 무리들이 거의 일거에 가나안을 점령하고 12부족이 그 땅을 나누어 갖는 것처럼 보이지만 꼼꼼이 다시 들여다보면 매 순간 순간, 매 장면마다 우리들이 한번 곱씹어야만 할 장치들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된답니다. 

바로 사실과 고백의 차이를 알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고백을 통해 역사적 사실들을 야훼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는 기록자들의 노력을 읽게 된답니다. 

가나안 정복 이야기인 여호수아와 사사(판관)기를 통해 그 이전(광야 시대)과 그 이후(가나안 정착 시대)의 완벽한 다름 곧 차이는 민족의 이름이 바뀌는 것입니다. 

히브리족에서 12지파 부족 공동체인 이스라엘로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 다음에 잇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