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Newark에서 세탁소를 처음 열던 날, 아버지가 내게 던지셨던 말이다. ‘이 곳 이름이 Newark이니 New Ark이구나. 이 곳이 네 삶의 새 방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느새 서른 해 훌쩍 넘긴 저쪽 세월 이야기가 되었다.

이즈음 나는 그 세월 동안 자주 지나치면서도 알지 못했던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찾아 산책을 즐기곤 한다.

평생 운동 이라고는 해 본 적 없는 내가 새삼스레 운동으로 하는 산책은 아니다. 깜작할 사이에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서 지난 시간들을 다시 만나기고 하거니와, 때론 나와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다가 올 시간들과 언젠가 만나게 될 미지의 시간들에 대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산책을 하며 만나는 시간들은 아름답고 고요한 풍광들로 하여 감사로 휘감길 때가 많다. 하여 산책은 오늘 내 삶을 기름지게 한다.

오늘 아침, Newark 저수지 길을 걸으며 떠오른 오래 전 아버지의 기원 – 그저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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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주일 아침 아내가 교회에 간 시간에 거닌 동네 White Clay Creek 공원 숲길은 이미 늦가을이었다.

낙엽 밟는 내 발자국 소리와 풀벌레 소리, 새소리에 취한 탓이었는지 생각은 자꾸 어린 시절 신촌 안산길을 걷고 있었다. 귓속말로 사랑을 나누던 노루 두 마리가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튀는 통에 화들짝 안산길에서 White Clay Creek 공원 숲길로 돌아왔다.

숲이 동네 가까이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그 고마움을 이 나이에 깨달은 내가 이즈음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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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 가는 가을, 숲 속 정원 길을 걷다.

시간이 바뀌어 밤이 부쩍 길어진 날, 동네 Mt. Cuba Center에서 – 1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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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어느 안식일

한 주간 쌓인 피로의 무게에 눌려 엊저녁 일찍 자리에 누웠더니, 몸이 ‘피로의 무게’란 단지 맘이란 놈의 생각 이었을 뿐 아직은 견딜 만하다며 새벽녘에 눈을 뜨다.

어제 필라 지인이 했던 부탁이 떠올라 컴퓨터 앞에 앉다.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 투표와 입후보자들의 약력과 정책공약 등을 알리는 한글 안내 번역 교정을 보다.

가을 점퍼를 꺼내 입다. 아침 바람이 어느새 차다. 휴일 아침 커피 맛은 일하는 날의 그것보다 깊고 달다.

모처럼 교회 한 번 가지 않겠느냐는 아내의 제안에 따라 나서다. 목사님의 말씀 ‘착하게 살자’. 딱 고만큼의 거리와 간격에서 만나는 이들과의 인사도 때론 살가운 법이다.

오후엔 아내와 함께 가을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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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를 일하고 하루를 쉰 안식일은 역시 신의 한수다.

저녁상을 물리고 이즈음 한국 현대사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보내주신 해방 이후 빨치산에 대한 연구 논문들을 읽다. 민(民)에 대해 천착하는 연구자의 시각이 가슴에 닿다.

참다운 안식일 하루를 만드는데 사람들이 고민하고 투쟁해 온 역사는 거의 육천년.

우리 세대의 70년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내일은 손님들이 떨구고 간 빨래감들과 뒹굴 터.

또 다른 안식일을 위하여

시월, 첫 일요일에

휴일 오전 내내 서중석이 지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를 읽다. 1945년8월 15일 부터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는 순간 까지를 기록한 책이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 하기 바로 전 해인 1959년까지 읽다가 책을 덮었다.

몇 가지 생각들이 스치었다. 아무리 백세 시대라고 하여도 나도 꽤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첫째요, 내가 한국 현대사 운운하며 책을 읽고 이야기하던 시절의 현대사란 19세가 말에서 해방 공간까지 곧 내가 살아온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이젠 내가 살아온 시절들이 현대사의 중심이 되었다는 사실이 둘째요, 마지막으로 놀라운 민(民)의 힘을 다시 깨닫고 확인하는 책 읽기 였다는 생각이다.

이즈음 우리 동네 한국학생들 가운데는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자 등록하는 영어권 미국인들이 제법 있다. 이들을 성인반으로 분류하여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그 반들 중 하나를 내 아내가 맡고 있다.

그 학생들 중 하나가 주정부에서 일을 한다는데 어제 아내에게 선물을 주었단다. Longwood Gardens이라고 미 동북부에선 제법 알아주는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데, 그 곳 입장권 두 장을 주더란다. 물론 작은 부탁을 겸한 것이었으므로 부담없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이었다.

하여 오후에는 Longwood Gardens 나들이에 나섰다. 이미 여러차례 가 보았던 곳이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었다만, 오늘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은  집에서 고작 16분거리, 내 가게보다도 가깝다는 사실이었다. 전에는 4-50분 정도 걸리는 길이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단축된 까닭은  놀랍게 발전된 GPS 덕이었다. GPS는 산속 지름길로 우리를 16분만에 그 곳을 찾게 하였다.

아내와 함께 꽃과 분수(噴水) 사이에서 휴일 오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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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르간 공연도 있어 문화생활(?)도 누렸다. 연주 제목들이 불꽃 춤, 성(聖) (누군가?)의 종소리, 무슨 변주곡 등이었는데 음악엔 영 무식 덩어리인 나는 짜장면, 우동, 짬뽕을 다 맞본 기분이라고 아내에게 내 느낌을 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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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을, 그 곳의 주인은 다람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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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호 DuPont이 그의 아내를 위해 만들었다는 Longwood Gardens을 오늘 우리 부부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본디 주인은 다람쥐와 여우, 사슴 등이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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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뒤적여 본다는 뜻도 본디 주인인 민(民)을 찾는 일 아닐까?

여유(餘裕)

무엇이 그리 바빴을까? 왜 그리도 허둥거렸을까? 모든 시간이 내 선택에 달린 일이었는데…

집과 가게에서 딱 10여 분 거리. 오가며 숱하게 지나쳤던 공원.

아내는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 이후이니 20여년, 나는 처음이었다.

여유(餘裕)란 늘 코 앞에 있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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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이하며. – 10/3/18

단순함에

대구에서 목회하는 후배가 있다. 그가 기특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그와 대구의 이미지 – 모두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허상일 터이지만- 가 영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그가 기특하고 존경스럽다. 비록 내 머리 속 허상일지라도, 그의 이미지와 대구의 이미지가 하나가 된다면 썩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오늘 아침, 그가 페북에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 내용 일부를 소개한 글을 읽고 일터로 나갔다.

“걸을 때든 요리할 때든 활력이 넘치게 하자. 요컨대 ‘힘차게’ 살자. 그러기 위해선 스트레스, 불안, 걱정, 분노, 슬픔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것들은 당신의 적이다. 활력은 비싼 화장품보다 피부에 더 좋다.”

단순하게 살자거나 힘차게 살자거나 피부건강을 지키자거나 내심 작심이나 결심해 본 적은 없지만, 최근 수 년 들어 몇 가지 새로운 일들을 하며 산다.

일테면 집안에 물건들을 줄이는 일도 그 중 하나이다. 정들었던 물건들일지라도 딱히 필요 없는 물건들은 버리거나 때 되면 찾아오는 이들에게 기부하고,  우리 두 내외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 아니한 사지 않는 일이다. 이 일로 종종 아내와 다투곤 한다.

가게 일을 줄인 것은 올해 들어서 시작한 일이다.  주 중 이틀은 오전 12시면 아내와 함께 가게를 나선다. 처음엔 이래도 될까 싶었는데, 아무 일 없이 가게는 잘 돌아갔다.

공짜 시간을 마련한 처음 얼마간은 아내나 나나 하고 싶은 것들은 많고,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그저 게을러지기만 했다.

반 년 쯤 지나자, 나름 그 시간들이 아주 귀하게 우리들의 시간이 되어간다. 아내와 함께 걷는 일도 그 중 하나이다. 오늘은 참 걷기 좋은 오후였다.

그러고보니 대구에서 목회하는 후배는 아내의 친구이기도 하다.  텃밭 농사짓는 그의 교인 하나가 고추 서른 근 거두어 열 근을 가져다 주었다 하여, 내가 ‘그건 착취가 아니냐?’ 농을 했다만, 그도 머리 허연 연륜 깊은 목사님이시거늘….

아무렴, 대구에서 목회하는 내 후배인데, 서른 근도 심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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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아침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연휴를 맞는다. 아니, 계획 없음이 계획이다. 그저 몸과 맘이 원하는 대로 이틀을  보내려 한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걷고 싶으면 걷고. 무엇보다 아무 걱정 없이.

이른 아침 눈을 뜨는 것은 그냥 습관이다. 주일 아침이면 늘 그러하듯 가게 손님들에게 편지 한 장 띄우고 집을 나선다.

가을은 이미 동네 어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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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선 것은 가을 뿐만이 아니다. 이번 목요일(9/6)은 민주당 예비경선일이다. 11월 본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투표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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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감사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는 사돈내외와 의견이 일치하는 때가 많다는 점이다. African American인 사돈 내외와 우리 부부는 정치적 견해나 종교 특히 교회관에 있어서 뜻이 맞다. 하여 참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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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트럼프 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들은 물론이거니와 민주당 내에서도 폄하하는 시선이 역력한  사회주의자  Alexandria Ocasio-Cortez에 대한 시각에서도 거의 일치한다. 그녀와 지지자들이 얻을 결과가 어떠할 지는 모르지만 우리들은 미국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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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는 11월 선거에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 우리 부부 선택에 있어 최우선 순위는 트럼프가 한반도 분단 해결의 단초를 이루어 내는냐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인데, 평화라는 관점에선 언제나 의견이 일치하는 사돈내외도 우리부부와 함께 하지 않을런지.

오늘 저녁은 아들 며느리와 저녁을 함께 해야겠다. 아이들이 허락한다면…

 

가족

연 이틀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에 많이 망설였었다. 오래 전 예약해 놓은 숙박업소 취소 가능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이번 산행에 맞추어 예정 시간에 집에 도착한 딸아이는 그냥 계획대로 산행에 나서자고 했다. 이른 아침 하늘은 꾸물거리고 있었지만 아직 비를 내리지는 않았다. 아들내외 집에 도착했을 때에도 하늘은 우리 가족이 세운 계획과 함께 하는 듯 했다.

21개의 폭포가 있다는 펜실베니아 Ricketts Glen 주립공원 하이킹 코스 거리는 약 7.2 마일.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걷는 재미와 살을 좀 뺏으면 좋겠다 싶은 아들 며느리를 위해 선택한 곳이다.

공원에 도착하기 한 시간여 전부터 하늘은 우리들의 계획보다 일기예보에 충실했다. 비가 간간히  오락가락 하더니만 이내 폭우를 쏟곤 하였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우비라도 살 요량으로 상점들을 찾았으나 Pennsyltucky라더니 우리는 이미 켄터키 같은 펜실베니아 산골에 있었다.

때때로 일기예보가 무의미 할 때도 있다. 산행을 시작할 무렵부터 비는 그쳤고 산행을 마칠 때까지 이따금 오락가락 했지만 하이킹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쏟아진 빗물로 계곡 물은 붉은 색을 띄었다. 아내와 며늘아이는 자꾸 뒤쳐졌고 덩달아 아들녀석도 그 무리에 함께 했다. 나는 줄곧 딸아이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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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보다 더 즐거운 시간은 아무렴 먹는 시간이다. 평소 찾지 않았던 특별한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에 더해 횃불 조명을 받으며 낙조에 물들어 가는 강변에서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들로 배부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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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직장생활, 우리 부부 세탁소 이야기, 할아버지들과 할머니 이야기에서 시작해 곧 있을 중간선거 이야기까지 모처럼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는 오래 이어졌다.

이튿날, 딸아이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사진 찍기 딱 좋은 작은 정원에서 즐긴 나른한 오후 풍경도 이번 산행에 덧붙여진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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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보다 더 한국음식을 즐겨하는 며늘아이를 위해 선택한 식당은 그야말로 우리 가족을 위한 안성맞춤이었다. 며늘아이는 육개장, 아들과 아내는 설렁탕, 딸아이는 순대국, 나는 선지 해장국에 소주 한 잔, 그리고 덤으로 시킨 콩나물 도가니찜은 더할수 없이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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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하이킹에서 내 시선을 빼앗았던 작은 비나리 돌탑들. 사람들은 누구나 비나리가 있고, 그 비나리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뜻으로 정성 들여 탑을 쌓는다. 나나 아내나 아들이나 며느리나 딸이나, 서로 각자의 비나리 돌탑들을 쌓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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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2618A아이들과 헤어지며 함께 쌓은 작은 비나리 돌탑이다. 가을 단풍 들면 다시 산행에 나서자고….

낚시놀이

업(業)의 성격으로 주중 하루를 쉬는 벗이 낚시 한번 가보자고 제안을 했었다. 주중에 가게를 온종일 비우는 일에 익숙치 않아 머뭇거리는 내게 아내는 흔쾌히 ‘가도 좋다’고 했다. 내심 ‘이 정도의 사치는 누릴 만한 나이가 아닐까?’하는 내 생각이 앞선 탓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 낚시 놀이를 다녀왔다.

애초 낚시놀이를 제안한 C와 나처럼 낚시놀이가 그리 흔치 않은 일인 H와 낚시놀이가 일상이요, 나름 그 방면에 도트인 J와 함께 즐긴 하루였다.

처음 놀이를 제안했던 C는 일행을 위해 모든 준비를 도맡았고, J는 낚시놀이에 필요한 제반도구와 정보와 지식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H와 나는 그 두 사람 덕에 그저 하루를 즐겼다.

올해 일흔 하나가 된  J는 나와 같은 업을 하며 한 동네에서 산지 30년 넘은 오랜 지기이다. 그는 지난 해 현업에서 은퇴했다. 그리고 홀로 산다. 그렇다 홀로 되어 산다.

사실 내가 J를 가장 최근에 만났던 것은 그가 홀로 되어 살기 전 일이다. 그가 과묵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리 말수가 많은 이는 아니었다. 그랬던 그의 입이 낚시놀이 하루 길에서  온종일 쉬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그 무엇보다도 말이 많이 고픈 듯 보였다.

밤 늦은 시각, 돌아와 헤어지며 그가 내게 남긴 말이다. ‘언제든 불러, 언제든… 낚시 가고 싶을 때 그냥 전화만 해!’

다시 혼잣말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홀로 사는 삶으로 돌아가는 그를 보며 내가 혼잣말로 해 본 소리이다. ‘가을바람 불면 낚시놀이 한 번 더 해 볼까…’

낚시터에서 만났던 돌고래 가족들이 떠오른다. 그래,  J뿐만 아니라 H나 C나 나나, 우리 모두 한땐 고래사냥을 부르며 꿈을 꾸던 때가 있었다.

아니, 꿈을 꾸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젠 조촐한 꿈을 꾸자. 찬바람 불면 내가 먼저 J와 H와, C에게 제안을 하는 꿈을 꾸자. 낚시놀이 한 번 가자고. 그날 다시 J가 온종일 이야기하게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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