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生) – 그 날 2

(당신의 천국 – 일흔 여섯 번 째 이야기)

2013년 성탄절 아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예수가 그 때(2013년 전 12월 25일) 거기(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서 탄생한 것에 대한  역사적 사실 여부, 또는 그가 구세주로 오신 신의 아들임을 믿는 신앙의 여부를 묻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상식이 된 일은 예수로 인해 신기원(新紀元)이 열린 사실입니다. 

물론 유태력(猶太曆Hebrew calendar)이나 한국의 단기력(檀紀曆), 일본의 천황력( 天皇曆) 등 자기 민족만이 사용하는 기원력들이 있거니와 불기력(佛紀曆), 회교력 (回敎曆Islamic calendar) 등의 종교력도 있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모르겠지만 저희 새대가 어릴 적만 하여도 달력에 단기표시가 있었답니다. 서기 2014년과 단기 4347년이 달력에 함께 박혀 있거나 단기만 박혀 있기도 했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서기력(西紀曆)은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뉘어져 있지요. 기원전은 B.C. 곧Before Christ라고 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오기 전의 시대를 말하고, 기원후는A.D. 곧Anno Domini라는 라틴어를 사용한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해의 시작을 말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예수로 인해 기원(紀元)이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이즈음에는 예수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호칭이 특별한 종교(기독교)에 치우쳐 있음으로 새로운 용어를 써야한다는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BCE(기원전)과 CE(기원후)라는 말입니다. BCE는 Before Common Era (공동 시대 이전)의 약자이며, CE는 Common Era (공동 시대)를 줄인 말인데 점점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랍니다. 

그러나 이름을 바꾸어도 기원이 바뀌는 것엔 차이가 없는 것이지요. AD 2014와 CE2014는 같은 것이니까요. 

신기원이 열린다는 말은 옛 세상이 지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한반도에서 이런 새로운 세상을 고대하는 종교, 사상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때가 있었습니다. 임진왜란(1592 – 1598)과 병자호란(1636 – 1637)이라는 두 개의 큰 난리를 겪고난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은 실로 팍팍한 것이었습니다. 나라의 기강은 무너져가고, 전통적으로 사회 근간을 이루어 오던 유학의 세력도 약해지면서 그야말로 나라 꼴이 꼴이 아닌 세월이 이어져 가고 있었답니다. 

그 무렵부터 민간에 소리없이 퍼져나간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바로 정감록(鄭鑑錄)과 조선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우는 남사고(南師古)의 예언들입니다.  이씨조선은 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되는데 새시대에 살만한 곳들은 남쪽에 있다는 남조선사상(南朝鮮思想)이 일기 시작한 것입니다. 

민간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설왕설래하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침내 종교운동으로 변한 것은 19세기 들어서서의 일입니다. 

최제우(崔濟愚)의 천도교(天道敎, 동학), 강일순(姜一淳)의 증산교(甑山敎), 김일부(金一夫)의 정역사상( 正易思想),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의 원불교(圓佛敎) 등이 일어난 때입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새로운 세상입니다. 후천개벽사상(後天開闢思想)이라고도 합니다. 수 백년 동안 불안과 고통, 차별, 빈곤 등으로 이 세상이 아닌 어떤 구원을 이루어주는 세상을 갈망하는 백성들에게 구원이 이루어지는 새 세상을 선포한 것입니다. 

상생

후천개벽사상 또는 종교란  지난 시대 곧 선천시대(선천시대)는 지났고 이젠 모든 재난과 고통에서 해방되는 새로운 세상 곧 후천시대가 열렸으며,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해원상생(解冤 相生) 곧 맺힌 원한들이 모두 풀리고 온 세상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사는 일이 일어나며, 사람들모두가 무자기(無自欺)의 마음 곧 스스로 속이지 않는 마음을 안고 사는 세상이 열린 것을 믿는 것이랍니다. 

천도교의 지상선경(地上仙境), 증산교의 후천선경(後天仙境), 김일부(金一夫)의 정역(正易), 원불교 의  이상적인 불국토(佛國土) 등이 모두 후천개벽에 대한믿음과 이제 올 후천낙원에 대한 가르침이랍니다. 

이런 새로운 신앙운동은 사회변혁운동의 힘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실패했지만 동학운동이나 삼일운동 등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역할도 하게된 것입니다. 나중에 감리교인이 된 백범 김구선생도 젊은 시절엔 천도교인으로 동학혁명운동에 참여하였었답니다. 

한반도에 후천개벽 세상을 염원하는 민족종교들이 일어난 후 이미 백 오십여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한반도에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고대가 이어지고  있지요. 

자! 여기서 하나 생각해 보고 지나가기로 하지요. 어느날 갑자기 최제우가, 강증산, 김일부가 원불교의 박중빈이 한반도 역사속에 툭하고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들이 큰 깨달음을 얻기까지 이미 고통에 신음하는 백성들이 삶을 이어오고 있었고, 백성들 가운데 정감록과 남사고의 이야기들이 떠돌아 다녔었다는 것입니다. 

이천 여년 전 팔레스타인 광야에서 앞 뒤 자르고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는  예수의 선포 역시 그 선포를 듣는 당시 팔레스타인 갈릴리 지방 사람들이 이어온 삶과 그들 가운데 떠돌던 이야기들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예수가 비행접시를 타고 다니다가 어느날(2014년 전) 어떤 곳(베들레헴)에  갑자기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퍼져 살았던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던 이야기 곧 사상과 종교적 운동은 바로 묵시문학사상이요, 묵시종교였습니다. 유대인들 사이에 묵시문학운동, 묵시종교가 널리 성행했던 시절은 예수가 오기 약 200여년 전 곧 기원전 200여년 경부터, 예수 나신 뒤 약 200여년 곧 기원후 200여년 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이 묵시운동이 사라져 버리고, 그것은 기독교인들에 의해 이어져 오게 된답니다. 

묵시 운동은 마지막 때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시작됩나다.  그 마지막 때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는 천사와 마귀이야기가 나오고, 그들이 알려주는 메시아 왕국의 모습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이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 그 이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이 바로 묵시문학운동입니다. 

그러면 묵시문학운동은 언제 어떻게 일어나게 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