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눔아! 넌 맨날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이 많냐?’ 어머니에게서 자주 듣던 핀잔이다. 그러고보니 참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하고 살았다.
지난 며칠 동안 어머니 곁에서 정말 모든 쓸데없는 생각 내려놓는 맛을 보았다.
어머니의 숨소리에 얹혀져 전해 온 어머니의 세월과 나의 세월들이 그 숨소리의 강약과 편함과 힘듬과 거침과 고요함에 따라 내 생각들이 마구 뒤섞여 오갔지만 결코 쓸데없는 생각에 빠진 시간은 없었다.
오로지 어머니의 마지막 편안함을 위해 모든 쓸데없는 생각 버리고 어머니와 함께 숨 쉬었던 시간이란 따져보면 고작 몇 시간.
그 시간들을 허락해 주신 어머니와 신께 드리는 감사가 크다.
천수(天壽)를 누리신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고요함과 평안이었다.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내 성격에 얼마나 갈 줄 모를 일이다만 쓸데없는 생각 들 때마다 어머니 생각 하련다. 나 사는 날까지.
어머니 떠나신 밤에.
*** 어머니 마지막 숨 내쉬기 전에 아버지와 누이들과 나는 어머니 손을 잡고 기도했다. 구십 삼년 일 개월 어머니와 함께 해 주신 신에게 감사를 그리고 어머니의 영혼에 그 감사가 이어지기를…
그리고 고집 센 내 어머니의 마지막 기도… 내 아버지를 위하여.
천수(天壽)에 그리고 감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