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계약 – 새 부족(部族) 3

(당신의 천국 – 열 네번 째 이야기)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종교 공동체를 가르킬 뿐만 아니라 생존과 건강한 삶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주권적인 재부족화(再部族化) 사회를 가르킨다. – 노만 갓월드의 ‘히브리 성서”에서 

제가 사는 미국 동부의 아주 작은 주인 델라웨어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낚시터들이 제법있답니다.  주 남단에 있는 Indian River도 그 중 한 곳입니다. 특히 대서양과  만나는  강 하구는 주변 해변가와 함께 아주 잘 알려진 낚시터입니다. 흑돔을 비롯한 다양한 어족들이 낚시꾼들을 부르는 곳입니다. 

그 곳에 가면 주립공원 낚시터와 계절에 따라 잡히는 어족들과 낚시 규율 등을 담은 안내판이 있답니다. 안내문은  3개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입니다. 그 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어떤 언어권에 속한 사람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답니다. 

요즈음 국립공원에서 일하시는 분들 놀고 있지요. 아직도 미국 정부의 shutdown이 풀리지 않은 탓입니다. 그랜드 캐년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라지요. 그랜드 캐년의 관광 포인트에는 많은 안내문들이 중국어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심지어 어떤 곳엔 영어 표기없이 중국어로만 만들어진 표시판도 볼 수 있답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대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중국  –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의 한 축으로 일컬어지는 대국이지요. 그런데 중국이 대국이었던 것은 21세기 뿐만 아니지요. 유사 이래 그들은 중화(中華) 곧 세계의 중심이요, 한족(漢族)이 제일 잘난 종족이라는 우월감으로 똘똘 뭉쳐진 나라지요. 

오늘은 잠시 중국 역사를 들여다 보려고 합니다.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역대 수많은 왕국들이 있었지요. 혹시 진나라, 한나라, 남위, 수나라,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라는 이름들 기억하시나요. 중국에 있었던 나라들 이름이지요. 그러면 북위,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는요? 마찬가지로 중국에 있었던 나라들 이름이지요. 

그런데 차이가 좀 있답니다. 먼저 이야기한 진, 한, 남위, 수, 당, 송, 명나라는 한족이 세운 나라들이고요. 나머지 북위, 요, 금, 원, 청나라는 다른 민족들이 중국을 정복해서 세운 나라들이랍니다. 

북위는 선비족이, 요나라는 거란족이. 금나라는 여진족이, 원나라는 몽골족이, 청나라는 만주족이 세운 나라들이지요. 

그런데 중국을 정복했던 이민족(異民族)들은 지구상에서 없어졌거나 지금은 세력이 아주 미미하지요. 중국만 남아 있을 뿐이지요. 중화(中華) 안에는 그 모든 민족들의 것들이 섞어서 하나가 된 것이지요. 

자! 이쯤 우리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하던 때로 돌아가 보는 것이지요. 

가나안에는 이미 원주민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야훼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 사는 모든 다른 종족들을 멸하시고 그 땅을 너희들에게 주마고 히브리족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여호수아가  그의 일을 마치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니 그가 죽고 난 후, 다윗과 솔로몬 왕국이 들어서기까지 가나안의 원주민들 다 정복하지는 못했답니다. 

성서는 그리된 까닭을 야훼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그 약속을 먼저 깬 이스라엘의 탓과 또한 그들을 경고하고 교훈을 주노라고 야훼께서 택하신 방법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태인들의 믿음이었습니다. 이 믿음은 예수 이후 기독교인들 믿음의 근간이 되는 아주 중요한 고백입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보자면 나중에 삼손이야기나 다윗이야기에 막강한 적수로 등장하는 블레셋족 같은 경우는(그들의 이름 블레셋이 오늘날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의 어원이 된 까닭은 나중에 다윗 이야기 때 하도록 하고요.) 이미 그 당시 철기문화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가나안을 정복한 히브리족들은 아직 청동기 수준의 무기를 쓰고 있었을 때이니까요. 

아무튼 가나안의 서쪽으로부터 동쪽까지 많은 땅을 정복하고 나서의 일입니다. 그도 이제 기가 쇠할떄로 쇠해져서 땅으로 돌아갈 나이가 되었답니다. 

세겜2

여호수아는 말년에 세겜이라고 하는 땅에서 민족 총회를 개최하게 됩니다. 12지파로 알려진 부족 총회를 연 것이지요. 

이미 그 당시에는 애굽으로부터 탈출해 온 무리들과 가나안 정복 과정을 통해 히브리족과 함께 한 가나안 원주민들, 타지에서 이들 새로운 세력들과 합친 무리들 등등이 그 민족 총회의 구성원들이 되어있었을 것입니다. 

자! 여기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것이 있답니다. 

모세가 이끌어던 광야시대의 히브리족과 야훼와의 약속을 되새겨 보는 것이지요. 십계명 말입니다. “나 야훼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약속말입니다. 

그렇다면 당시에 야훼 말고 다른 신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이고, 우상을 만들어 섬기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러지 말라는 계약이 성립된 것 아니겠어요. 

바로 이것이랍니다. 중화사상(中華思想)이 중국인들의 버팀목이듯 당시 히브리족들의 버팀목은 유일한 야훼만이 신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 시절 히브리족들을 제외한 모든 족속들의 주된 신들은 자연신 일테면 해, 달, 별, 바람이나 먹고 사는 음식이나 하루살이에 절대 불가결한 소, 말, 곡식 들이 바로 신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우상화했고요. 또 다른 아주 중요한 우상, 야훼가 가장 싫어했던 우상은 바로 사람이라는 우상이었답니다. 바로 왕으로 대변되는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체제였습니다. 

모세가 이끌었던 광야 사십년 동안의 히브리족들은 주로 종족안에서 일어난 불만, 불평이나 갈등으로 야훼와의 약속을 저버리곤 했지만, 가나안 정복 이후로는 다른 종족들이 믿고 있는 신들과 생활 양식과 문화 등등에 눈을 돌리고 유혹 당하면서 야훼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들이 생긴 게 된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부족 총회를 열고 새로운 계약을 맺은 까닭입니다. 

<만일 야훼를 섬기고 싶지 않거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여러분이 오늘 택하시오. 유프라테스강 건너편에서 여러분들이 섬기던 신을 택하든지, 여러분이 들어 와서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인의 신을 택하든지 결정하시오. 그러나 나와 내 집은 야훼를 섬기겠소.”(여호수아 24: 15, 공동번역)> 

새로운 부족 이스라엘은 그렇게 새로운 다짐과 함께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다짐도 잠시, 세대가 바뀌면 또 달라지는 법이지요. 그 이야기도 성경은 우리에게 잘 전해 주고 있답니다. 그 이야기는 내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