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유권자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 투표로 선택하는 자리는 대통령 뿐만이 아니라 많습니다. 연방정부로는 대통령, 부통령과 연방 하원의원이 있고, 주정부 자리로는 주지사와 부지사 그리고 주하원의원과 주 Insurance Commissioner가 있습니다. 그리고 구청장(County Executive) 및 구의원들을 선택해야 합니다.

제가 미국 선거를 처음 본 것은 1988년부터이고, 선거에 참여한 것은 2000년부터입니다. 1988년 선거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듀카키스(Michael Stanley Dukakis)가 부시1세(George Herbert Walker Bush)에게 만방으로 깨진 선거였습니다. 그 때 선거도 이번 선거만큼이나 인종으로는 백인, 종교로는 기독교 근본주의, 지역으로는 남부가 기세를 떨쳤었습니다.

2000년 선거는 생각할수록 아쉬웠던 고어(Albert Arnold “Al” Gore, Jr.)의 패배가 있었지요. 부시 2세(George Walker Bush)의 당선은 미국사회를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부시 부자가 미국역사를 일정부분 바꾸었다고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겝니다.  아무튼 이 때는 제가 처음 참여했던 선거이기도하고, 당시만 하여도 사회활동을 조금 할때인지라 고어 선거운동도 했었지요. 아시안 아메리칸을 상대로 한 라디오, TV 선전광고에 함께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 그만큼 아쉬움이 컷었지요.

그리고 올해 선거는 참 특이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답니다. 선거 때마다 너나없이 붙이고 다니는 차량 스티커를 일체 볼수 없다는 점입니다. 힐러리나 트럼프 어느 쪽을 막론하고 지지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차를 거의 볼 수 없답니다. 이게 제가 사는 곳에만 국한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신기한 현상이랍니다.

이 현상을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유권자들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선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정책은 사라지고 민주, 공화 양당 대통령후보의 사생활만이 회자된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민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사회는 이번 선거결과로 많은 어려움들을 겪어 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 감내는 모두 유권자들의 몫이겠지요.

정신의학자 제임스 길리건(James Gilligan) 은 그의 책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Why Some Politicians Are More Dangerous Than Others >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사실 선거 운동의 틀을 두 후보의 순전히 개인적인 대결로 몰아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두 당의 실제 정책 차이가 무엇인지에 유권자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 그래야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성취했고 어떤 추문과 결부되었는지를 놓고 개인들에게 논쟁이 집중되고, 두 정당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두 정당이 정치와 경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에는 집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선거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 모든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깨어 있어야 하는 까닭일겝니다.

정책조차 없거나 거짓인 정당들이 판치는 세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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