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

오늘 낮에 제 가게에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오셨답니다. 평소 제 가게를 드나드는 손님이 아니셨답니다. 아직 걸음걸이는 건강해 보이셨지만 연세가 꽤 드신 어른이셨답니다. 머리에는 “Korean War Veteran”이라는 글씨가 선명한 모자를 쓰고 계셨습니다. 

저를 보자 그 어르신께서 하시는 말씀이셨습니다. “이거 작은 건데 네게 선물로 주려고 한다. 받아주겠니? 우리 이웃집에 사는 아무개가 말하던데 네가 한국에서 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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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일인가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선물이라니요? 무슨….”하며 주저하는 제게 그 어르신이 내미신 것은  구리로 만든 동그란 작은 접시였습니다. 접시 안에는 사슴이 그려져 있었답니다. 

“아니, 이걸 왜 제게 주십니까?”라는 질문에 그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내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네. 한국에 대한 추억이 있다네. 보다시피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나. 하나하나 정리하며 살고 있는데… 마침 당신이 한국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이거는 당신에게 주고 싶어서…”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낯선 할아버님께 받은 구리접시를 바라보며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오늘 낮에 제 아내는 한국학교 아이들과 함께 필라델피아 미술 박물관(Philadelphia Museum of Art)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를 다녀왔답니다. 저는 다음 달에나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는 전시회랍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순회전회되는 전시회입니다. 이곳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해서 LA와 휴스톤에서 이어져 열리게 된답니다. 

“한국의 보물, 조선시대의 예술과 문화 1392 -1910 (Treasures from Korea: Arts and Culture of the Joseon Dynasty, 1392-1910)”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랍니다. 약 150여점의 조선시대 예술품들이 전시되는 이 전시회를 엊그제 NewYork Times도 “극도로 절제된 우아함(minimalist elegance)”이라는 말로 소개했답니다. 

<“우리 것”을 생각하는 “우리”>와 <“우리 것”을 바라보는 “이웃들” >이라는 생각에 잠시 젖어보는 주말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