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이 눔아! 정신차려! 먼 산은 왜 그리 바라봐?’ 어릴 적 어머니께 종종 듣곤 했던 꾸지람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볼수록 넋 놓고 먼 산 바라보다가 여기까지 온 듯하답니다.

먼 산 위 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겨우 십 여년 전 일이랍니다. 말하기 낯부끄러운 환갑 즈음이었지요.

그즈음 하늘이 가르쳐 준 세상이었지요.

<세상에는 매일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아름다움이, 그 모양은 물론 색깔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지!>

하늘! 도화지랍니다.

일과 쉼, 그 사이 사이를 엮여내는 기쁨과 슬픔 때론 절절한 아픔까지.

그 모두를 담아내는 도화지.

하늘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 그저 문득 문득이라도 눈에 담을 수 있는 오늘.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길은 언제나 옳았습니다.

‘이 눔아! 먼 산 말고 하늘!’

  • 10. 3.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