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한 호흡은 몹시 더디고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길다. 이미 노년의 길에 들어선 내 지난 세월을 돌아보아도, 신이 과연 숨을 쉬기나 할까?라는 의심이 그칠 날이 없었으니…. 그 모두 내 무도와 무지 탓.
그 눈트임을 가져다 주는 이는 언제나 나보다 앞서 신 앞에 서있는 사람들.
겪은 아픔과 겪고 있는 아픔을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자신의 일처럼 듣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란 신 앞에 드리는 기도. 나와 우리들이 겪었거나 지금 겪고 있는 아픔을 알 수 없는 누군가들이 다시 겪지 말았으면 하는 소망.
천년 같았을 그들의 십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더디고 긴 신의 호흡을 함께 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잠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내 짧은 쉼에 매달리지 않고 신의 긴 호흡을 느끼는 은총의 자리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