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폭염 속에서 한 주간을 보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나이에 맞게 내 노동 환경이 놀랄만치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해마다 이맘 때이면 온 몸이 소금에 절여진 채로 파죽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바깥 찌는 열기에 더해 보일러 열로 찜통이 되어버린 내 세탁소의 여름은 늘 그랬었다.

한 오년 되었나보다. 이젠 내 세탁소엔 에어컨이 빵빵 돌아간다. 물론 보일러 열기와 스팀 그 끈끈한 더위를 완전히 식혀줄 만큼 쾌적한 노동 환경은 아니다만, 그래도 땀 흘리며 집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한 주간 함께 노동을 끝낸 아내가 물었다. “벌써 한 주가 또 지났네! 뭔 좋은 계획 없으신지?”

“글쎄…필라에 올라가 장(場)도 보고 저녁이나 먹고 옵시다.”하는 내 응답과 함께 나섰던 길이다.

그렇게 장도 보고 우리 동네 음식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난 한식 한상으로 배 채우고 돌아 오는 길, 하늘이 까매지더니만 폭우가 내려 쏟기 시작했다.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올려 차창을 내려치는 빗물을 거두어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 십 오분 여 운전을 하였을까? 비가 조금 잦아 들더니만 무지개가 눈 앞에 높은 건물에서  저쪽 하늘 끝까지 크게 다리를 놓았다.

그리고 겪은 신기한 경험, 온종일 붉게 달구어진 해가 하루의 마지막 열정으로 쏟아내는 빛으로 내 눈을 가려 선글라스를 끼게 하였는데 비는 여전히 쏟아져 차창 와이퍼는 쉬지 않고 돌아가야만 했던 일이다.

남들 경험이야 모를 일이다만, 내가 운전을 한 이후 처음 겪는 일이었다.  햇살이 부시어 선글라스를 끼었는데   동시에 비가 차창을 가리며 내려 와이퍼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 길게 내게 남았다.

무릇 삶이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삶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신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