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돌이켜 보는 봄은 늘 추웠다.  

매캐한 최루 연기와 투석, 내 젊음에 대한 기억은 매우 추웠다.

청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 이민의 봄 역시 추위의 연속이었다. 헛헛함에서 오는 추위였다.

이쯤 이르러서야 내 뜰에 찾아 온 봄의 온기를 느끼는 작은 여유를 누린다.

그 한 줌 여유로 오늘도 추위 속에 봄의 온기를 꿈꾸며 사는 뛰어난 사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밤.

그의 밤에도 결코 춥지 않은 봄이 어서 빨리 오기를 빌며.

그의 생각을 읽는 봄 밤에

4.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