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아침 일터에서 만난 그믐달에 잠시 홀렸었다. 그 잠깐 사이에 스치듯 지난간 세월들, 자그마치 서른 세 해다.

언제 이 일터의 아침 그믐달에 취했던 적이 있었던가?

일터 한 켠엔 오랜 공사를 마친 아파트의 아침이 열리고 있다.

그믐달이 어찌 딱히 저무는 뜻만 품으랴! 또 다른 시작을 예비하라는 전령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