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야기>
- 아침
우리 내외가 노인식당이라고 부르는 Perkins 앞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린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에 노인들이 많아 하는 소리이지, 노인 전용식당은 결코 아니다. 아무튼 우리 내외도 자주 들리는 곳이다.
내리는 빗물에 식당안의 불빛이 춤을 춘다. 저 불빛 아래 앉아 있는 이들이나 우리 내외가 살아오며 빗물에 흘려 보낸 이야기들은 얼마나 될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온종일 내릴 모양이다.
- 점심
세상 뉴스들이 온통 우울하게 다가오는 것은 내리는 비 탓이 아니다. 그러다 듣게 된 절규에 가까운 어느 변론에 정신이 번쩍 든다. 아무렴, 세상이 온통 우울한 것은 아니다.
- 저녁
오후에 비가 그쳐 막내 동생 얼굴이 활짝 폈다. 막내 동생의 막내 아들이 장가가는 날이다. 내 어머니 아버지 소원 이룬 날이다. 손주들 모두 짝 찾아 사는 날을 소원했었다.
큰 잔치였다.
그렇게 마주하는 이야기들은 이어진다.
하루는 늘 길거나 짧다. 모든 이야기들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