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뉴스가 비현실적으로 다가 올 때가 많다. 허긴 그래야 뉴스가 되기도 하지만. 이즈음 한국 뉴스는 더더욱 그러하다.

비현실적이라고 했지만 대개는 내 무지한 탓이지 조금만 주의 깊게 보았다면 예견할 수도 있는 소식들도 많다. 그런데 정말 꿈에서 조차 만나기 싫은 소식들을 듣거나 볼 땐 ‘아하! 다시는 한국뉴스 보지 말아야지!’하는 다짐을 놓곤 한다. 물론 그 때마다 며칠 이어지지 못하는 다짐이지만.

꼽아보니 노무현대통령 서거, 세월호 참사, 조국 교수의 무너짐 그리고 최근의10.29이태원 참사 등은 마치 꿈을 꾸듯 다가 온 비현실적 뉴스들이었다.

비록 내가 다시는 돌아가 살지 못할 곳이지만 꿈 속에서 마주해도 아파할 소식을 듣노라면 내 삶의 연은 아직은 그 땅에 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더하여 내가 그 땅에서 살았던 시절의 구호들, 이젠 박물관의 유물로 박제되어도 마땅할 일천 구백 칠 팔 십년 대   그 낡은 구호들, 일테면 반(反)민주, 반 민중, 반 노동, 반 통일, 반 평화 정권 타도의 구호들이 다시 절실해 진 뉴스들을 보며….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모이는 곳에 머리 수 하나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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