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온 종일 내린 비로 나무들이 겨울 준비를 마친 듯 하다. 떨어져 뒹굴던 나뭇잎들도 때를 아는 듯 스스로 몸을 오물여 움츠린다.

때 맞추어 뜰의 겨울 준비를 하다가, 비 그친 이튿날의 화창함에 넋을 빼앗겨 그저 멍청히 뜰의 풍경을 바라보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늦가을 오후 한 때 누린 내 자유(自遊)함에 대한 크나큰 감사를 누구에게 드릴까? 사람, 자연, 시간, 아님 신(神)…

스스로 노닐(自遊) 수 있는 날에 대한 감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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