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또는 명령에

“이것이 과연 인간인가?”

어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 사제단이 10.29 참사에 대해 발표한 선언문의 시작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 “이건이 과연 인간인가? 라는 물음으로.

선언문 끝 무렵에 이어지는 주문이자 명령이었다. “울어라, 울어야 한다! 사람을 위해.”

이 선언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올바른 시민의 길을 찾아 나아갈 것을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명하고 있다.

성서에게 삶을 묻는 신앙인들에겐 바른 신앙인의 길을 걷도록 촉구하는 선언이다.

그 신앙인의 바른 길에 대한 본 회퍼 목사의 가르침.

<부활 신앙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피안’은 우리 인식 능력의 피안이 아닙니다! 인식론적 초월은 하나님의 초월과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피안적입니다. 교회는 인간적 능력이 실패하는 곳, 한계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을 한가운데 있습니다.> – 본 회퍼의 옥중서간에서

“이것이 과연 인간인가?”라는 오늘의 물음은 곧 오늘 우리들(인간들)이 처한 현실에서 신이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묻는 일.

선언문은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입니다.” 거듭되는 약속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바른 신앙의 길, 깨우친 시민의 길을 걸어 갈 사람들(인간)과 신에 대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일게다.

나도 그 희망을 믿는다.

작게는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참 인간,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요, 멀리 참사를 겪고 아파하는 내 모국에서 인간의 길을 역행하고 있는 윤석열과 그 일파들을 타도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일에서 그 희망이 시작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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