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힘든 한 주간을 보냈다. 내 생업은 연중 이즈음이 가장 바쁠 때다. 비록 세탁업이 이젠 사양업이라도 하여도 나름 이 때가 되면 여전히 바쁘다.
바쁘면 늘 탈이 따른다. 잘 돌아가던 장비가 까닭 없이 속을 태우고, 도와주는 일손들에게도 개인적 일들이 생겨 자리를 비운다. 그런 일들이 함께 동시에 일어난 한 주간이었다.
그 중 최악은 내 틀니가 두 동강이 난 일이다. 비록 간혹 감기에 걸리기도 하고 코로나를 넘지 못하고 며칠 앓은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큰 병치레 한 적도 없거니와 복용하는 약 하나 없이 산다. 다만 윗 잇몸이 부실하여 틀니를 사용한지 제법 되었다.
그 틀니가 반쪽으로 딱 쪼개져 치과로 달려갔더니 다시 만드는데 두 주가 걸린단다. 하여 각종 죽 끓여 배 채워가며 종업원 빈 자리 몫 때우며 보낸 한 주간이 내 힘에 매우 부쳤다.
‘뭘 먹지?’하는 생각에 쌓여 하루를 보내던 틀니가 망가졌던 이튿날, 아주 아주 오래전 내가 작은 도움을 주었던 K가 농장에서 사왔다며 사과 한 꾸러미를 놓고 갔다. 아침마다 그 사과를 갈아 먹는데 어찌 그리 달던지!
그 맛을 오래 이어가고 싶은 생각에 길고 길었던 한 주간의 일을 마무리하고 가을걷이 한창인 과수원을 찾았다. 틀니를 다시 찾기까지 내 끼니를 위해 이런 저런 과일과 채소들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내 늙어가는 과정을 즐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