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異邦人)

때론 뉴스들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다가와 믿기 어려울 때가 많다. 종종 내 이해의 한계를 벗어난 한국 뉴스를 접할 때면 이방인이 되어버린 내 처지를 돌아보곤 한다. 가까이는 오십 여년 전 기억이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 시절부터 스물 무렵까지 한남동, 보광동, 이태원동은 외가 식구들이 살던 곳이었다. 혼인 후 한남동 본가를 떠난 이모와 외삼촌은 이웃 보광동, 이태원에 새 살림을 차렸었다. 모두 어머니 손잡고 드나들었고, 조금씩 머리 굵어 가며 사촌들과 뒷골목 누비던 곳이었다.

이즈음 한국 뉴스를 통해 자주 듣는 용산의 어제와 오늘 사이에서 완전히 낯선 이방인이 된 내 모습을 보곤 했다만,  오늘 이태원 참사 뉴스는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먼 나라 소식으로 다가와 정말 낯설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 왜 이리 아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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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가을 하루였다. 아직 철이 덜 들어 하루를 헤아려 살기엔 이른 나이라는 생각으로 산다만, 계절은 세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이즈음 가을을 음미하며 산다.

텃밭 가을걷이를 하다가 허리 펴니 눈길 닿는 곳마다 그저 감사가 이어졌다.

그 넉넉함으로 하루 해를 보내고 맞닥뜨린 이태원 참사 뉴스였다.

사정이 어찌되었건 목숨을 잃은 대다수가 젊은이들이었 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비록 이방인이 되어 산다만, 바라기는 거기나 여기나 편했으면 좋겠다. 두루 제 정신들 차리고.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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