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긴 팔 옷을 찾아 입었다. 계절은 늘 그렇게 바뀐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쯔쯔쯔… 비단 내가 모르는 것이 계절 뿐일까?
내 뜰에 있는 나무들에게 계절 옷 입힌다고 삽질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보낸 카톡 영상을 받았다.
에고, 울 아버지, 내 아버지! 내겐 목사 이전에 참 사람으로 느껴지는 배목사님이 보내 준 영상이었다.
아버지에게 나는 늘 모자란 아들이었다.
모자란 나는 늘 아버지가 못마땅 했었다.
그 모자람과 못마땅의 차이는 내 세대에서는 흔히 널려 있는 그저 그런 평범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 일 터이다.
그런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시면 누구 보시게요?’라는 목사님의 질문에 답하신다. ‘그거 말 못해….’
아이고, 이제사 아버지 뜻 조금은 헤아릴 나이가 되었나 보다. 내가.
열린 내일을 감히 말할 사람 누가 있으랴!
아버지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깨쳐준 배목사님께 감사 드리는 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초 가을날에.
9. 2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