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개학이 가까워 지면서 부모들의 걱정이 커진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이런저런 물가들이 모두 뛰어 오른 탓에 아이들 개학 준비를 하는데 드는 경비 또한 덩달아 올라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졌고, 어떤 소비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학부모들의 선택이 어려워진다는 이즈음 상황을 전하는 뉴스였다. 이 뉴스는 덧붙여 전하길, 이런 상황은 개학 대목을 기다리는 이런저런 도소매 업체들에게도 그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다.
내 가게 영업도 아이들 개학에 아주 민감한 영향을 받는 터인지라 눈 여겨 보게 된 기사였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디어진 탓인지, 아님 게을러진 탓인지, 그도 아니고 이젠 나이 들어 매사 너그러워진 탓인지, 눈 여겨는 보았으되 그저 덤덤하게 뉴스를 넘겼다.
저녁상 물리고 바깥 바람 쐴 요량으로 뒷뜰로 나가다 딱 마주친 사슴 가족. 나보다 늦은 저녁상 즐기시려 나섰던 사슴 가족 일행은 나를 보자 순간 그 자리에서 동상들이 되었다. 나 또한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렇게 사슴가족들과 나는 한동안 마주 보고 서 있있다.
가만히 서서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한켠으로 안도가 되었는지, 엄마인지 아빠인지 모를 책임감이 충만한 녀석이 나를 주시하는 사이 나머지 가족들은 저녁상을 즐겼다.
사실 사슴 녀석들 탓에 쓸데없는 노동을 더하곤 한다. 어제만 하여도 손바닥만한 텃밭에 가을 채소 종자들을 뿌리곤 사슴 방지용 울타리 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따져보면 그 또한 내 욕심일 뿐.
어차피 밥상이란 나누는 일일 터이니.
허나 매사 대하는 태도에 덤덤함이 더해지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이 들어 가며 모를 일이 하나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