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또는…

내일 가보려 하는 다큐 영화 <그대가 조국>을 보기 전에, 읽어 본지 겨우 몇 달 지나지 않았건만 다 잊어 버린 책을 꺼내 대충 훑어 다시 읽었다.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 <조국의 시간>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단이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해진 그물을 묵묵히 꿰매며 출항(出港)을 준비하는 어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자 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가 한 말을 되뇌이며. “사람은 패배를 위해 만들어 지지 않았다. 사람은 파괴될 수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다.”>

책의 저자 조국은 바로 그 전 페이지에서 또 다른 책의 주인공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 끝부분에 나오는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가 쓴 편지의 마지막 문구. “견디며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저자 조국은 이 책의 마지막 각주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달아 놓고 있다.

<* 이 유명한 소설에서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여러 사람에 의해 나폴레옹을 지지하며 반역을 꾀한다는 모함을 받고 14년 동안 감옥에 갇힌다. 모함자 중에는 제라드 드 빌포르 검사대리가 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반역 세력의 우두머리임을 숨기기 위해 에드몽의 편지를 불태워 버리고 에드몽을 재판도 없이 투옥해 버린 후 무기 징역수로 만들었으며, 이후 승승 장구해 검찰종장이 된다. 이후 빌포르는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내용을 조국답게 참 점잖은 표현으로 각주를 달아 놓았다.

사실 소설 속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개명한 이후 무자비한 복수극을 펼친다. 특히 빌포르 가문에 대한 복수는 당테스 스스로 너무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의 복수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처절했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패배를 넘어서는 희망’보다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행위에 대한 심판으로써 의 복수’가 내게 더욱 와 닿는 이즈음에….

아직도 난 어리거나 최소한 늙지는 않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