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설(妖說)

<언어가 없는 인간들에게 공동체도, 사회도, 계약도, 평화도 없다는 점은 동물세계와 다를 바가 없고 인간이 언어를 가진다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이다. 합리적 사고와 과학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축복이고 일시적인 욕망과 기호에 따라서나, 산만하게 언어를 사용하여 재앙을 초래하기 때문에 저주이다.> –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가 리바이어던(Leviathan)에 남긴 말이다. 홉스는 국가 또는 군주라는 힘은 언어를 통제, 통용 시킬 수 있는 절대권력에 의해 탄생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공자는 필야정명호(必也正名乎)라고 가르쳤다. 정치란 무릇 명분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외침이다. 명분에 대한 공자의 해설이다. <명분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가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순조로이 설명 할 수 없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예악이 흥성할 수 없다. 예약이 흥성하지 못하면 형벌도 공정할 수 없다. 형벌이 공정하지 못하면 백성은 손발을 어디 둬야 할 지도 모르게 된다. 그래서 군자의 명분은 반드시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이) 말하는 것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군자(정치가)는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언제나 구차함이 없어야 한다.>

뜰일 하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빗발을 피해 쉬며 뉴스들을 훑다가 떠올려본 옛 사람들의 교훈이다. 이즈음 한국에 새로 들어선 정권과 그 권력 주변에 몰려 든 사람들이 내뱉은 말들이 그저 요설 뿐인 듯하여 참 불편하다.

무릇 양심(良心)이 없는 말이 난무하는 사회는 참 위태로운 법이다.

*** 뜰에서 보내는 하루 쉼은 그야말로 안식(安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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