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껍(식겁食怯)

그야말로 씨껍(식겁食怯) 했던 저녁 한 순간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우체통에 메일을 집어 들고 집안에 들어와 보니 세무서(IRS)에서 보낸 편지가 있었다. ‘웬 IRS?’하며 뜯어본 봉투 속엔  내겐 어마 무시한 금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서류였다.

내용인즉은 2019년 그러니까 삼 년 전에 내가 보고한 세무보고가 실제와 달라 나름 지(IRS)들이 알아보니 내가 누락한 보고가 있어 추적해 본 결과 이에 대한 세금 7만 2천여불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고된 일 마치고 돌아와 밀렸던 시장기가 싹 가시는 편지였다.

그들이 보낸 메일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도 없이 훅 훑어보다가 그냥 웃고 말았다.

도대체 공무원들이란?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쩌겠나? 나는 한 동안 내 정말 아까운 천금 같은 시간을 이 멍청한 공무원 시스템 또는 공무원들과 씨름할 밖에.

이건 싸움도 아니고.  아무튼 한동안 쓸데없는데 아까운 내 시간을 들여야만 할 듯.

내 아까운 시간을 뺏는 이 멍청한 놈들에게 몇 푼 안 되지만  내 세금이 쓰인다는 것 조차  불쾌한…

공연히 식겁했던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