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일요일 하루 쉼이 큰 축복으로 여겨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참 좋다. 주중 일터에서 마주하는 아침 하늘을 바라보며 속마음에서 감사가 일곤 할 때는 부끄럼이 따라오기도 한다. 내가 살아온 흔적에 비해 누리는 기쁨이 너무 큰 까닭이다.

어제 오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났던 무지개 뜬 하늘은 그야말로 경외(敬畏)였다.

무지개 – 성서 속 옛사람들의 고백이다.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나는 너 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 버리지 못하게 하리라. When I send clouds over the earth, and a rainbow appears in the sky, I will remember my promise to you and to all other living creatures. Never again will I let floodwaters destroy all life. – 창세 9:14-15>

노아의 홍수 이후 성서 속 옛사람들이 고백한 신의 음성이다. 기억은 사람이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이 잊지 않고 간직해 가는 것이라는 신앙고백, 바로 믿음이다. “내 계약을 기억하고…I will remember my promise…”의 주체는 내가 아니고 신이라는 바로 그 믿음.

모든 축복, 감사, 기쁨은 신의 기억을 전제로 한다는 생각에 이르면 그저 경외다.

무릇 믿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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