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해마다 독립기념일이면 동네 뒤쪽에 있는 체육공원에서 불꽃놀이를 한다. 걸어서 고작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지난 해에는 펜데믹으로 불꽃놀이를 열지 못했다. 올핸 몇 가지 주의사항들을 전제로 불꽃놀이가 있었다. 일테면 일정한 거리두기, 벤더 또는 푸드 트럭 영업금지, 가급적 차량 안에서 구경하기 등의 주의사항들이었다.

내가 이 집에서 산지 얼추 25년이니 그 세월 동안 불꽃놀이를 즐겨온 셈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손잡고 좋은 자리 찾아가 구경을 했고, 아이들이 머리 굵어진 이후엔 우리 내외만 구경을 나서기도 했다. 이제 아이들은 모두 집을 떠나고, 우리 내외도 다리 품 팔면서 구경 나서지는 않는다. 그저 윗층 창문을 통해 바라보거나, 집 앞뜰에 서서 불꽃놀이를 즐긴다.

뜰에서 덤덤하게 불꽃놀이를 바라보다가 들어와 앉아 지난 시간들을 두서없이 곱씹는다.

그러다 문득 떠올린 Walt Whitman의 선언.

<억겁을 거쳐 나에게 까지 다다른 이 시간 이보다 더한 좋은 때는 없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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