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팬데믹 이전과 같은 형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즈음 들어 내 세탁소도 많이 바빠졌다. 백신 접종율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주정부가 내놓은 거리두기 완화책들의 영향도 있었을게다. 빠르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한 한 주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바쁜 세탁소의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거센 봄바람에 아직 푸른 옷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나무들이 휘청이며 제 몸 가누지 못한다.
가만 돌아보니 십년에 한 번 씩 겪어 온 일인 듯 하다. 거센 바람에 휘청거리며 곧 쓰러질 듯한 나무들처럼 내 생업인 세탁소 경영이 어려웠던 때가 십년 주기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
두 번은 외적 요인으로 분 바람이었고, 한 번은 내가 일으켰던 바람이었다. 그렇게 삼십 년 넘는 세월이 흘렀고, 나는 다시 세탁소의 하루를 맞는다. 어제 보단 바쁘게.
그게 또 감사다.
저녁 나절 바람 잔 내 뜨락엔 봄이 가득하다.
뒤뜰 이웃집 담장 위엔 혼밥 만끽하는 다람쥐 한 마리 세상 부러울 게 없단다.
때론 바람에 맞서 보기도 하고, 바람을 타기도 하며 예까지 왔다. 내 생업(生業).
그래 또 감사다.
바람 몹시 분 사월 마지막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