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다시 Daylight Saving Time으로 바뀐 아침이다. 봄이다. 여전히 마스크 없이는 집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봄은 어김없이 다시 왔다.

아침에 일어나 나갈 일터가 있음은 이즈음 내가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이다. 내 오랜 일터인 까닭이 우선이겠지만 내 세탁소에 대한 자부는 제법 크다.

델라웨어 대학이 있는  뉴왁시 한복판에 위치한 내 세탁소 주고객들에는 대학과 시관계자들이 많다. 대학 및 시 경찰 제복 세탁을 오랫동안 도맡아와 경찰출입도 꽤 잦은 편이다. 대학교 및 인근 뉴왁 고등학교 밴드복과 합창단 제복 등 역시 제법 긴 세월 내 세탁소 차지였다. 뉴왁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 세탁소로써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를 갖는 기반들이다.

그러나 지난 해 3월 이래 일년 여 동안 학교 세탁물들의 서비스는 중단되었다. 학교가 문을 닫았고 학생들의 활동이 없었으니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팬데믹으로 하여 모든 사람들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만, 특별히 아직 교육을 받고 있는 초, 중, 고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팬데믹 시간들은 평생 잊지 못할 시간들로 남을 것이다. 그 어느 세대도 겪어보지 못한 장기간의 비대면 학습과 야외 및 단체활동의 제약 등을 겪어낸 아이들은 어쩌면 이제껏 보지 못한 아주 새로운 세대를 이룰 듯하다.

아무튼 그렇게 다시 맞는 봄이고, Daylight Saving Time이다.

엊그제 뉴왁 고등학교 관계자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의 첫 문장이다. ‘드디어 우리학교 밴드부 제복 세탁할 때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을 맞을 준비로 기지개를 펴니 세탁물들을 수거해 가라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다시 세탁물을 받아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이 크게 기쁘지만, 그보다도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우리들의 일상이 이전으로 돌아가는 기지개를 켜는 것 같아 봄소식 치곤 최고였다.

내 집 뜰에는 지난 늦가을에 심은 구근들이 온 몸으로 기지개 피며 흙을 밀치고 나와 파랗고 붉은 움을 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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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그 누구랄 것도 없이, 사람들 모두 너나없이 활짝 기지개 피며 힘이 솟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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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아침 하늘은 때론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