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信心)

나는 예수쟁이라는 자부(自負)가 누구 못지 않게 강하다만 성실한 교인은 아니다. 아니 성실은 커녕 신실한 교인들 잣대로 말하자면 교인이 아닌 편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예수를 고백하고, 내 일상적 삶의 물음들을 성서에게 묻기를 즐기는 편이고, 그런 흉내를 내며 이 나이까지 삶을 이어온 것에 늘 감사하는 편이다.

내가 고백하는 하나님과 예수는 ‘들어 주시는 신(神)’이다. 사람의 소리 보다는 사람들의 소리를 즐겨 들어 주시는 신이다. 특별히 한(恨)을 이고 안고 오늘을 견디고 이겨내며 사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 주는 신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서 속 예수의 모습은, 지금 여기를 아프거나 소외 되거나 궁핍하거나  나아가 죽음 앞에선 이들에게 ‘네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는 예수이다.

예수는 그의 명령에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아프고 소외되고 궁핍하고 죽음 앞에 놓인 상황들을 해결해 주진 않았다. 다만 그의 명령은 그 한을 품고 살아야만 하는 그 상황 속의 일상 속으로 돌아가 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예수의 모습에 매료되어 살아 왔고, 이젠 내 버릴 수 없는 그에 대한 믿음이 되었다.

거기 누구나의 삶이라도 뜻이 새겨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세월호 가족들의 오늘의 삶에 관심을 놓지 못하는 까닭이다.

성서 신명기 이야기 속에 나오는 7년이라는 큰 뜻은 탕감과 면제에 있다. 비단 경제적 빚의 탕감과 면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들 속에 경제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 짐들과 맺힌 한들이 있다면 모두 다 털어버리는 공동체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나는 새긴다. 이즈음은 이 7년 이라는 뜻이 버젓한 직장과 먹고 살 만한, 종교적 사회적으로 누리고 사는 사람들의 사치로 전락해 버린 안식년이 되었다만.

그렇게 세월호의 아픔을 안고 산지 일곱 해를 맞는다.

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듣는 일, 아주 작은 몸짓으로 부끄러운 손길 내밀다 마는 일에 불과하다만, 올해도 그저 듣고 손길 내미는 흉내라도 이어가려 한다.

내 신심(信心)으로.


필라세사모 2021년 신년 모임 안내

일시 : 2월 6일 토요일 오후 7시 ~10시 (미동부시)

장소 : 온라인 ZOOM  미팅

참가대상 : 필라 세사모 활동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

<진행 순서>

1부 : 2021년 세월호 진상규명 현재 상황

1) 개회 및 모임 안내
2) 유경근 집행위원장님과의 줌미팅
2부: 필라 세사모 현황 및 활동 계획 (내부 토론 시간)

1) 2020년 세사모 활동 정리
2) 2021년 세월호 7주기를 앞둔 현황과 과제
3) 세월호 활동의 외연 및 참여 확대방안

– 필라 세사모

Zoom Meeting 접속방법 (Link or Dial)

https://us02web.zoom.us/j/82483918249?pwd=eHcvZ0ZLSWRRYjdjVXg1aUNTdDZjZz09

 

Dial by your location

+1 646 876 9923 US (New York)
+1 301 715 8592 US (Washington DC)
+1 312 626 6799 US (Chicago)
+1 669 900 6833 US (San Jose)
+1 253 215 8782 US (Tacoma)
+1 346 248 7799 US (Houston)
Meeting ID: 824 8391 8249
Passcode: 146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