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눈 치우며 무리했던 허리가 ’이젠 좀 살만하다’ 큰 숨 내쉬려는데, 에고 아침나절부터 눈이 또 다시 펑펑 쏟아져 내린다.
눈 치울 염려랑은 눈 그치면 다시 만나도 되는 일, 그저 한없이 내리는 창밖 눈 구경에 빠져 일요일 아침을 보내다.
어제 밤 늦은 시간까지 스무 명 남짓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세월호 가족들 이야기를 듣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서 출애굽기 이야기를 종종 인용하였던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은 “모든 해방 활동은 출애굽기에 덧붙여지는 성서 이야기”라고 했다지. 결코 끝나지 않은 예수 이야기를 쓴 것은 마가였고.
오늘을 아파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고, 간절한 이들에게 실망이나 좌절은 그저 넘어야 하는 언덕일 뿐.
뜻을 품고 산다는 일은 그저 단 한 걸음만이라도 앞으로 내딛는 것 뿐.
쉬지 않고 눈 내리는 주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