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세상 소식엔 제 잘난 사람들 이야기들이 넘쳐 나지만 하늘은 이미 가을이다.  사람살이 아직은 유한(有限)이 무한(無限)을 품을 수는 없다. 어쩜 신(神)은 그렇게 영원할지도 모른다. 그 사이에서 숱한 사기질과 도적질은 이어질 것이고. 그리고 또 때가 되면 산자들은 계절을 맞는다.

달포 전 허리케인 영향으로 심한 비바람에 나무가 쓰러져 차고 지붕을 덮쳐 놀랐던 앞집 사내는 나무들을 다 잘라 버려야겠다고 했었다. 그는 아직 젊다. 하여 행동도 빨랐다. 그의 말대로 거금을 들여 나무 열댓 그루들을 잘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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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너무 맑아 모처럼 어머니와 장인 장모 쉬시는 곳을 찾다. 반 마일 거리 떨어져 있는 두 곳 모두 맑은 하늘과 환한 빛을 한껏 누리는 장소라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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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지 두어 달 넘어 어머니 묘소 앞 꽃병이 마련되었다. 여기와 저기 사이 그 틈새를 이용해 도적질 하기로는 장례업종도 만만치 않을게다. 알루미늄 캐스트 꽃병 하나에 팔백 불이나 요구하는 녀석에게 난 속으로만 외쳤었다. ‘이런 도적놈들!’ 맑은 가을하늘 아래서 만나는 어머니 앞에서 그 미움 그냥 가셨다.

돌아오는 길, 모처럼 동네 공원 길을 걸었다. 공원도 사람 손길이 닿아 만들어진 곳이긴 하지만 자연에 가까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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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나절 뜰을 돌보다 맛 본 세상, 꽃은 그림자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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