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가 끝나간다. 여느 해 같았다면 세탁소가 활기를 띄는 계절을 맞아 마음이 분주해지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그럴 기미가 전혀 없다. 가게 일은 그저 강태공이 되어 세월을 기다릴 뿐이다.
연휴 사흘 동안 빡센 몸 노동을 즐겼다. 나 혼자 들기 버거운 나무 목재들과 자갈과 모래 그리고 돌덩어리들과 땀 흘리며 씨름하며 보냈다.
지난 한달 동안 틈 나는 대로 땅을 파고 고른 땅에 지주를 세워 deck을 만들고, 자갈과 모래를 다진 땅 위에 pavestone을 깔아 patio 를 만들었다.
연휴 계획대로 정말 잘 쉬었다.
삼시 세끼와 간간히 특식까지 내 쉼의 원천이 되어준 아내에게 감사다. 한국학교 동료가 주었다는 포도는 쉼의 농도를 더해주는 설탕물이었다.
체질에 맞지 않아 잘 입에 대지 않던 맥주의 시원한 참 맛도 많이 즐겼다.
노동이 곧 쉼이고 창조이자 사랑이어야 한다고 외쳤던 이가 있었다. 신학자 도로테 죌레 (Dorothee Soelle)다.
신과 내가 노동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뭔 크고 엄청난 일들이 아니다. 신과 나 사이에 중간자 없이 일에서 쉼을 맛보고 그 일을 통해 사람살이 기쁨을 맛본다면 그게 바로 천국이다.
쉼이든 일이든 신 앞에서(또는 신 앞에 선 내 모습에서) 하루의 즐거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삶은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