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보내고 맞는 첫 주일이자 메모리얼 데이 연휴, 아버지 모시고 형제들과 함께 어머니 쉬시는 곳을 찾다.
묘역 section 9 은 꽤 너른 묘지공원 한가운데 햇빛 잘드는 구릉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한인들이 많이 쉬고 계신다. 우리 동네 한인 인구비율보다 section 9에 누우신 한인들 인구비율이 더욱 높을 게다. 어머니가 외롭거나 심심치는 않으실게다.
하루하루 잘 적응해 나가시는 아버지가 고맙다.
형제들과 헤어져, 떨어진 묘역에 계신 장인 장모를 찾다.
그러고보니 네 분 부모들이 나이 역순으로 가신다. 제일 어려 팔순 못 채우신 장모가 먼저 가시고 그 다음 구순 앞두고 장인 가시고, 채 반년도 안 되어 어머니 아흔 셋에 가셨다. 제일 연세 높으신 울 아버지 우리 나이로 아흔 다섯. 아버지가 오늘 하신 말씀. ‘날 좋은 날 가야 너희들이 고생 안 할텐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헝클어진 일상을 버텨보자고 시작했던 텃밭에 채소와 꽃줄기들이 이젠 제법 제 모양을 드러낸다.
책상에 앉아 어머니께 인사드린다.
‘오늘도 뭐가 이리 바빳는지 하루 해가 훌쩍 가버렸네요.’
누군가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누군가에게 기억 되는 사람들 모두가 오늘을 함께 사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