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길을 걷다. 들새 소리에 빠져 걷는 길에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란다.
들엔 이미 여름이 내려 앉았다. 겨울도 봄도 없이 맞는 초여름길을 걸으며 땀을 훔친다.
아침에 꽃모종을 옮겨 심으며 매사 얼뜨기인 내 모습을 보았다. 자연은 그저 시간을 타고 함께 노는 것인데 내 하루 일과와 고작 알량한 귀동냥 알음알이에 빠져 꽃모종을 다루고 있는 내 모습이 우스었다.
들꽃들도 나를 보고 웃는다.
모처럼 땀 흘려 들길 걸으며 시간 타고 노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