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 4

일하지 않는 하루는 여전히 길다. 이른 아침 가게로 나갔다. 당분간 영업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주정부가 내 업인 세탁업은 영업 가능한 업종으로 분류해 놓은 터라 만일을 대비해 놓자는 심산으로 가게에 나가 앉아 여러 궁리를 해 보았다. 우선 며칠 동안 손님들과 최소 9피트 정도를 유지하면서 영업이 어떻게 가능할지를 생각해 보았다. 향후 며칠 간 그렇게 가게를 꾸며 볼 요량이다.

오후엔 목욕재계하고는 마스크에 장갑을 끼는 중무장 차림으로 노인들을 뵙다. 누군가 말했다지, ‘신은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드셨다,’고. 이젠 애기가 되신 어머니는 돌아서는 내 등 뒤에서 읊조리셨다. ‘얘야, 얘야, 그저 조심하거라!’

저녁 나절 읽던 책들을 손에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신문들을 훑다. 그러다 눈 번쩍 뜨이게 한 컬럼 하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을 찾자는 글이다.

<올 가을에 투표할 때, 오늘을 함께 사는 공동체로서 우리는 누구인지 또한 사람들을 서로 돌보고 연결 시키는 이들은 누구인지를 기억합시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분열을 거부하고, 모두를 위한 굳건한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정치적 해결책을 찾아 나갑시다.

델라웨어인들은  이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내고 우리 공동체가 다시 번영할 수 있도록 내부적 결속과 창조적인 방안을 찾아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가 올바르게 함께 한다면,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서로 의지하고 그 연결의 고리를 단단히 한다면, 우리 모두는 오늘의 상황을 이기고 더 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가을 선거를 앞 둔 여기나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한국 선거나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렴, 이 상황이 끝나면 사람살이는 또 한 발자국 성큼 진보적인 사회로 나아갈 터이니.

이렇게 또 하루에 대한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