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 6

내 가게가 있는 샤핑센터 입주 업소들 중 지난 화요일 주정부가 내린 명령에 따라 현 상황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업소는 딱 세 군데 뿐이다. 큰 식품 체인점인 ACME 와 주류 판매업소 곧  liquor stores와 세탁업인 내 가게가 그것들이다.

나는 아직 여러모로 헷갈려하며 다음 주부터  당분간 주 사흘간만 하루에 여덟 시간 씩 영업을 하려한다.

오늘은 비록 가게 문을 열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함께 가게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 아내는 다음  주부터 원하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줄 수제 마스크를 만들었고, 나는 손님들과 우리 부부 사이의 거리를 서로간 모든 가능한 동선에서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카운터 언저리를 재배치 하였다.

주차장에 차량은 평소보다 1/5 수준도 채 안되는 듯 했다. 좀처럼 보기 힘들던 마스크 쓴 샤핑객들을 이젠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내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식품점이야 꼭 필요한 것이고, 세탁소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 치자고…. 근데 술 파는 집이 왜 꼭 필요한 업종이 되어야 하지?’… 내 대답, ‘글쎄???’

아내의 물음에 대해 해답을 준 이는 우리 동네 주지사이다. 오늘 동네 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주지사와 일문일답을 하는 질문자가 물었단다. ‘주지사님, 술 판매 업소들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왜 그 업종이 지금의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것인지요?’

주지사의 대답이란다. ‘불행하게도 우리 델라웨어 사람들 중에는 약물 중독자들(여기에 많은 알콜 중독자들이 포함 되는 듯) 이 많답니다. 만일 술 판매 업소를 닫아 버린다면, 중독자들이 갈 곳은 딱 한 곳이랍니다. 바로 병원이지요. 지금 이 상황에서 그들이 병실을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지금 이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 사회의 바닥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답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술 판매업 영업을 정지시킨 이웃 펜실베니아 거주민들이 아침 일찍 우리 동네 liquor stores 앞에서 길게 줄을 선 뉴스를 본 게 며칠 전이었다.

그래, 모든 일엔 다 까닭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런 저런 하루의 고민과 걱정과 염려를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오늘의 공원 길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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