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비슷한 생각들을 가진 이들이 함께 얼굴 마주 보며 이야기 나누던 중 나는 내 또래이자 같은 서울 토박이인 시인 김정환의 시집을 넘기다.

‘생각이 다른 이들과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그렇게 오랜만에 마주한 김정환의 시 ‘등’이다.

<등>

사람들이 내게서 사방으로
등을 돌리고 그 등을 통해
나는 현실을 본다 본질까지
등은 야속하지 않다 사람들이
통로일 뿐이다 갈수록
그것이 줄지 않는다 끝까지
나는 행복하다 사람들 마음에
등이 있다 그들도 행복하길 바란다

시인은 여전히 다작이란다. 모두가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