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고 떠난 사람, 장광선 선생.
그와 함께 하루를 보내다. 그의 가족들 모두 어쩜 그리 그를 닮았을까. 치열했던 삶을 그리 담백한 화폭에 남기고 떠나고 또 보낼 수 있었을까. 참으로 부러운 삶 한 획 굵게 남기고 떠나셨다.
선생과 가족들은 그저 일상처럼 떠나고 보냈다. 나머지 조촐하기 그지없는 추모 행사란 그를 따랐던 이들이 치장한 군더더기였을 뿐.
함께 모인 이들이 그를 추모하며 남긴 말들 가운데 귀에 꽂혀 윙윙거리는 말 하나.
‘내가 사람 냄새 그렇게 물씬 풍기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선생의 영원한 동지 가운데 한 분이신 최종수 목사가 살아있는 내게 던진 화두이다.
살아 생전 장광선선생이 치열하게 고뇌했던 화두이기도 하다.
<사람, 사람살이, 지금 여기에서 발 딛고 사는 사람살이와 무관한 신은 아무 뜻 없는 신이다.>라는…
선생이 가꾸었던 앞뜰 배나무는 실한 열매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선생를 따르던 후배의 맏형인 김경지형이 무심케 배를 따다 ‘달다’며 건네 주었다. 작고 단단한 배는 달고 넉넉한 즙을 품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선생께서 수없이 건너 다니셨을 다리를 건너며 새겨 본 생각 하나.
<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면…>
이 땅에서 장광선선생과 통했던 그의 하나님께서 온전히 하나님이 주관하는 세상에서 더할 수 없이 따듯한 품으로 그를 안고 계실 터.